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갈 길 바쁜 코스피… 안팎 리스크에 기우뚱

실적부진·환율 불안에 홍콩발 악재까지 겹쳐

간신히 2020선 유지

반등 이끌 모멘텀 없어 연말까지 게걸음 예상


갈 길 바쁜 코스피가 잇따른 대내외 악재에 크게 흔들렸다.

3·4분기 실적 우려와 환율 불안이 겹치면서 상승동력을 잃고 있는 코스피가 중국과 홍콩에서 터진 대외악재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빠른 속도로 얼어붙는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3·4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다가오면서 국내 증시가 펀더멘털(기업실적)을 중시하는 장세로 변하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의 실적이 이를 따라오지 못하면서 힘에 부치는 모습"이라면서 "증시 펀더멘털이 약하다 보니 작은 대외악재에도 지수가 크게 움직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스피는 홍콩 시위 등 대외악재보다는 기업실적 등 대내변수에 따라 연말까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코스피지수는 30일 전날보다 0.32%(6.51포인트) 내린 2,020.09에 거래를 마쳤다. 3·4분기 실적 우려와 환율 불안이 공존하는 가운데 중국과 홍콩발 악재까지 겹치면서 간신히 2,020선을 지켰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17%(3.42포인트) 내린 2,023.18에 장을 출발한 후 오후 한때 2,010선이 붕괴됐지만 막판 들어 하락폭을 줄였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00억원, 802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개인은 홀로 723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중국과 홍콩에서 잇따라 터진 악재에 주춤했다. 전날 홍콩에서는 중국이 마련한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 시위가 새로운 지정학적 리스크로 부상하면서 전날 밤 뉴욕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홍콩은 아시아 금융시장의 허브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시위로 홍콩의 정세가 불안해지면 외국인투자가들이 아시아 지역에서 돈을 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이 많이 약화된 상황이라 대외의 작은 악재에도 투자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코스피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에 발표된 중국의 9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친 점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HSBC 제조업 PMI는 지난 7월 71.7까지 올라 중국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8월(50.2)에 기준치 부근까지 고꾸라진 데 이어 9월 지수도 전월과 같아 중국 경기의 둔화 우려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3·4분기 실적발표 시즌을 앞두고 실적악화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점이 코스피 약세의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형중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홍콩 시위 사태가 지금보다 더욱 악화되면 모르겠지만 현재 주가를 좌우하는 핵심변수는 아니다"라며 "3·4분기 기업실적이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고 4·4분기 실적 하향 조정폭이 3·4분기보다 더 클 정도로 앞으로 기업 실적이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코스피를 억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홍콩발 악재로 국내 증시가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면서 "현재 증시 자체가 추세적인 상승을 뒷받침할 근거가 없다 보니 이런 상황에서 부정적인 요소들이 돋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약세장의 원인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전체종목의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개월 전 32조원에서 1개월 전 29조3,000억원으로 가파르게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도 같은 기간 26조4,000억원에서 24조5,000억원으로 급속한 하향세다. 현재 전망치 기준으로 코스피의 3·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0.3% 줄었다.

전문가들은 4·4분기에도 기업실적이 크게 반등할 가능성이 낮아 코스피가 연말까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팀장은 "지난 7~8월 코스피는 정부정책에 의존해 올라왔지만 현 시점에서는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미국은 10월에 양적완화를 끝내면서 금리인상 논의에 들어가고 중국은 공격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낮아 대외 환경도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팀장은 "결국 주가를 끌어올리려면 기업실적과 성장성 등 펀더멘털이 개선돼야 하는데 쉽지 않다"면서 "연말까지 부진한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 팀장은 "지난해 4·4분기에는 빅배스(기업이 회계장부에서 잠재적 부실 요소를 한꺼번에 털어내는 것)가 많아 올 4·4분기에는 숫자상으로 전년 대비 플러스 성장을 보일 것"이라면서도 "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까지 부진하고 조선·철강·화학 등 중국 관련주의 실적부진이 계속되면서 코스피도 계속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