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美 닛산오픈대회] 트리플렛 "11년만의 함박웃음"

파네빅 1타 제치고 PGA데뷔 첫승「투어생활 11년, 266번째 출전만에 첫 우승.」 무관의 설움과 직업을 바꿔보라는 비아냥섞인 주위의 권유를 묵묵히 참고 자신만의 「골프」를 고집해 온 커크 알랜 트리플렛(38)이 마침내 정상에 우뚝 섰다. 트리플렛은 타이거 우즈, 예스퍼 파네빅 등 기라성같은 골퍼들이 참가한 닛산오픈(총상금 310만달러)에서 우승함으로써 길고 긴 인고(忍苦)의 세월에 종지부를 찍었다. 트리플렛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비에라골프장(파71·6,987야드)에서 끝난 닛산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4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12언더파 272타로 예스퍼 파네빅(스웨덴)을 1타차로 제치고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지난 85년 프로로 전향한 트리플렛은 아시아·호주·캐나다 지역을 돌며 88년 알베르타오픈, 시에라 네바다오픈, 맥머래이클래식 등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지만 89년 입문한 PGA 정규무대에서 우승컵을 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회 우승으로 받은 상금 55만8,000달러는 그가 투어에 뛰어든 이후 어느 해든 한 해동안 벌어들인 상금총액보다 많다. 우즈와 파네빅 등 쟁쟁한 골퍼들이 너무 신경전을 벌여 무너진 사이 어부지리(漁夫之利)했다는 말도 있지만 트리플렛은 닛산오픈에서 그의 골프인생처럼 힘겨웠던 고비를 여러번 극복하고 정상을 차지했다. 특히 마지막라운드 마지막홀은 그야말로 피말리는 긴장을 견뎌야 했다. 17번홀까지 2타차 선두를 지켰고, 우즈는 일찌감치 선두권에서 멀어졌지만 파네빅은 끝까지 트리플렛을 위협했다. 마지막홀(451야드)에서 파네빅은 여유있게 약 7.5㎙의 어프로치 샷을 홀 바로 아래 붙여 버디를 했다. 트리플렛은 긴장한 나머지 왼팔을 잡아당겨 드라이버 샷이 훅이 났고, 러프에서 간신히 빼낸 볼은 그린 40야드앞에 잘 떨어졌지만, 그 40야드 어프로치 샷이 짧아 그린에 올라가지 못했다. 결국 4온, 1.2㎙ 파퍼팅이 남았다. 프로골퍼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거리, 더구나 분홍색 바지에 모자를 꺾어쓴 파네빅이 「할테면 해봐라」는 듯 팔짱을 끼고 바라보는 상황이었다. 트리플렛은 지난 11년동안 그토록 갈망했던 우승순간을 놓칠 수는 없었다. 연장전까지 가면 더 불리해질수 밖에 없기 때문에 반드시 넣어야 했다. 아시아지역투어를 돌던 시절, 무거운 캐디 백을 메고 그린 라인을 봐주던 아내 캐시와 4살배기 쌍둥이 형제 코노 로간, 사무엘 자콥이 떠올랐다. 트리플렛은 이들 3명의 얼굴에서 힘을 얻은듯 퍼터를 밀어 볼을 홀에 넣었고 갤러리들의 환호와 박수갈채속에 잿빛 하늘을 향해 주먹을 치켜 들었다. 네바다 주립대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뒤 골프에 뛰어든 트리플렛은 그동안 숱하게 들어왔던 『전공 살려서 건축일을 하라』는 가족들의 권유와 『골프에는 소질이 없는 것 같다』는 주변의 핀잔을 이제 더 이상 듣지 않게 됐다. ◇참담한 우즈 트리플렛의 환호를 뒤로한채 코스를 빠져나가는 타이거 우즈는 참담한 표정이었다. 5언더파 279타, 공동 18위. 지난해 4월18일 MCI클래식 대회에서 공동 18위를 기록한뒤 10개월만에 처음 「톱 10」에 들지 못했다. 마지막 라운드 1오버파 72타, 최근 36라운드에서 기록한 5번째 오버파다. 그러나 우즈를 가장 화나게 만든 것은 이번 대회에서 퍼팅을 너무 많이 했다는 것이다. 4라운드 퍼팅 합계는 118개로 하루평균 29.5개였다. 25개 이하의 퍼팅 수도 자주 기록했던 우즈로서는 좀처럼 내기 어려운 기록이다. 더구나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3퍼팅, 심지어 4퍼팅까지 했다. 13번홀(파4·421야드)에서 2, 3라운드 이틀연속 더블보기를 했다. 2라운드는 3퍼팅, 3라운드는 4퍼팅 더블보기였다. 3라운드에서는 17번홀에서 3퍼팅 보기를 기록하기도 했다. 마지막 라운드는 7번홀부터 내리 3홀을 보기로 끝냈다. 역시 퍼팅이 문제, 전처럼 자신있게 퍼터를 밀지 못했다. 처음에는 밀려드는 갤러리와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팬들의 사인 요청 때문에 신경이 예민해진 탓이라고 여겼지만 경기를 마치고 돌아서는 우즈에게는 뭔가 더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우즈 자신도 트리플렛이 마지막 퍼팅을 하는 그린을 바라보며 『퍼팅을 조금만 잘 했더라면 지금 저 곳에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세기의 골퍼 우즈가 퍼팅부진을 어떻게, 또 얼마나 빨리 극복할지 주목된다. 김진영기자EAGLEK@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