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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 근무제] <上> 업무집중도가 중요하다

[주5일 근무제]<上>업무집중도가 중요하다 '여가-생산성 맞교환'이 관건 >>관련기사 주5일 근무제가 가시화되고 있다. 그러나 근무시간 감소에 따른 생산성을 어떻게 보전할 것이며 늘어나는 비용 또한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는 재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노동자들 역시 주5일만 근무하는 것은 좋지만 시간외수당이 깎여 생계에 위협을 받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의지를 바탕으로 수면 위로 솟구친 주5일 근무제를 놓고 재계와 노동계 모두가 의혹과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기업에 앞서 오래 전부터 주5일 근무제를 착근시킨 외국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갈등의 해법을 찾아본다. 사무기기 업체인 한국후지제록스는 지난해 7월부터 공장에서 주5일(40시간) 근무제를 시작했다. 이 회사 경영진은 그전까지는 토요일에 격주로 근무했지만 근로의욕도 낮고 설비를 반나절만 돌리는 것이 비경제적이라는 사내외 지적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였다. 결과는 기대 이상. 도입 첫해인 지난해 한국후지제록스는 당초 예상과 달리 인건비 부담은 다소 늘었지만 지난 97년부터 3년간 이어지던 적자행진을 마감하고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경기가 좋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지만 노사분규가 사라지면서 만성적이던 생산손실이 줄어든데다 충분한 여가를 즐기게 된 노동자들이 근무시간 내 작업속도나 강도를 높일 수 있었다는 점이 흑자요인이 됐다. 이규환 한국후지제록스 노조위원장은 "주5일 근무를 도입한 회사측의 결단으로 회사와 노동자 사이에 적극 호응하는 분위기가 마련됐다"며 "노조 역시 임금이 오른 만큼 생산성을 높이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한국후지제록스의 성공사례는 주5일 근무가 절대노동시간 부족으로 생산경쟁에서 뒤질 것이며 기업 경영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기우라는 반증이다.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는 선진국들의 경우 국민경제 생산성이 한국보다 1.5~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벨기에는 주당 실질노동시간이 32.7시간으로 다른 국가들에 비해 짧지만 국민경제생산성지수는 한국의 2배 가까이에 달했다.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는 국가들은 대체로 전체 산업의 부가가치 증가폭이 취업자수 증가규모보다 높다는 특징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의 경제생산성이 높은 것은 고부가산업 중심의 구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효율적인 인력관리와 성숙한 기업문화가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주5일 근무제가 가장 보편적으로 자리잡은 분야는 일반사무직. 지난 80년대 초부터 줄곧 주5일 근무를 실시하고 있는 한국IBM은 근무강도가 높은 것으로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 회사 재무관리부의 이지현(26ㆍ여)씨는 "하루 중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10분 정도의 커피 브레이크가 유일한 휴식시간"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근무시간에 휴식을 취하면 안된다는 제약은 없지만 퇴근시간을 맞추려면 다른 일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침9시에 출근, 저녁6시 퇴근할 때까지 거의 쉬지 않고 업무에만 매달려 있는 셈. 말 그대로 회사와 약속한 근무시간 동안 일분일초라도 딴전을 피우지 않고 혼신의 힘을 기울인 다음 허리를 펴면 퇴근시간이다. 국내기업들도 최근 업무시간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커피 마시는 시간' '담배 피우는 시간'등 작은 단위로 나눈 근무시간을 금액으로 환산한 '초단위 경영'등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전반적으로 국내기업의 업무집중도는 외국기업들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이다. 외국계 기업의 한 관계자는 "한국기업에서는 직원들이 근무 중 신문을 보고 커피를 마시며 동료들과 잡담을 나누는 시간이 지나치게 많다"며 "근무에 대한 책임소재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조병탁 한국생산성본부 위원은 "선진국은 정해진 시간에 맡겨진 업무를 완료해야 한다는 기업문화가 자리잡았다"며 "기업들 역시 정보통신 투자 및 인력관리 시스템 개선을 위해 사원교육 등 꾸준히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주5일 근무제가 제대로 착근될지 여부는 직원들이 업무에 얼마나 몰입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최원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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