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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脫중국바람 거세다] “시장포화ㆍ값하락” 인력ㆍ투자 재조정

국내의 한 통신업체는 지난해 중국 현지에서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다 큰 낭패를 당하고 말았다. 중국정부가 당초 약속과 달리 합작사 승인을 1년 6개월이나 질질 끄는 바람에 전반적인 사업일정과 투자규모까지 재조정하는 등 차질을 빚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수년간 활동해왔지만 법인 허가도 나지않고 지지부진한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중국시장에서의 비전도 안보이고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도 어려워 최근 현지인력을 절반으로 축소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의 탈중국바람은 중국의 투자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면서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당국은 각종 규제조치를 앞세워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시장포화상태에 따른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내 IT기업들을 사면초가에 몰아넣고 있다. 이에 우리 기업들은 중국에서 완전히 발을 빼기 보다는 사업비중을 낮추면서 미국, 유럽, BRICs 등 다른 지역으로 시장을 넓혀나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IT산업이 시장선도적인 업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현상은 다른 업종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투자에 몸사린다= 전체 수출물량의 30%를 중국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팬택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단말기 판매가격 하락, 차이나텔레콤의 보조금 정책 변화 등으로 18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진출 초기의 영업호전에 마음을 놓고 있다가 시장상황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엄격한 수입규제와 신규 라이센스 발급 제한정책도 휴대폰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 등 아시아지역에 대한 휴대폰 수출은 지난 2월에도 23.3%나 줄어드는 등 5개월 연속 감소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당초 지난해 3분기부터 중국내 무선콘텐츠 사업을 예정했지만 중국 정부의 늑장 대응으로 계획보다 6개월가량 지연된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시장에 꾸준히 공을 들여왔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국산 온라인게임도 이미 중국 편중현상에 대한 위험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국산 게임에 대한 해킹이 판치는가 하면 불법서버까지 우후죽순으로 등장해 수익을 갉아먹고 있다. 여기다 중국당국이 한국산 게임규제 방침까지 공공연히 흘리고 있어 애를 태우게 만들고 있다. ◇IT선진국에 눈 돌린다= 중국 진출열기가 시들해지면서 국내업체들은 IT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이나 유럽, 인도, 러시아 등지로 눈을 돌리고 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통신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신규 사업모델을 발굴하는가 하면 해외 직접투자까지 추진하고 나섰다. 최근 캐나다 노텔네트웍스ㆍ프랑스 알카텔과 각각 무선인터넷 솔루션 공동 개발 및 마케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도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SK텔레콤은 상반기중 북유럽 최대 통신서비스업체인 텔리아소네라와 신규사업 개발 및 상용화 작업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KT는 신흥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인도 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이용경 KT 사장은 최근 인도 뉴델리 현지 사무소 개소식에 직접 참석하는 등 잔뜩 공을 들이고 있다. 해외 통신업체에 대한 전략적 투자도 역시 관심분야다. 팬택계열은 현지 상품기획이나 마케팅활동을 위해 유럽 등지에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팬택&큐리텔은 장기적으로 북미시장에 자사 브랜드를 강화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미국 무선사업체인 오디오박스커뮤니케이션 인수를 추진중이다. 온라인게임업체 엔씨소프트가 미국 현지 개발인력을 영입해 하반기에 선보일 신작게임도 국내업체의 글로벌화를 판가름할 시금석으로 주목받고 있다. ◇진정한 경쟁력을 갖춰야 산다= 전문가들은 국내 IT업계가 중국 편중에서 벗어나 글로벌 무대에서 살아 남자면 기술경쟁력은 물론 철저한 마케팅전략, 해외기업과의 글로벌 제휴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시장진입시점(타임투마켓)이 업계 사활을 판가름하고 국제 표준화가 절대절명의 과제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도 이제 IT 기술이 뒤떨어진 중국시장에 마구잡이식 진출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물론 중국이 세계 최대의 IT시장이긴 하지만 현지업체와 가격경쟁에만 골몰하다 보면 미래 비전이나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꼼꼼히 뜯어보면 중국이나 베트남시장에서는 국내 업체들의 퍼주기식 진출관행이 성행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선진국에서 인정 받아야만 진정한 IT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영일기자, 김문섭기자 hanu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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