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투자의 창] 위험한 푸에르토리코 국채 투자

R.B 데이비슨 3세 AB자산운용 지방채운용 이사


카리브해의 진주라고 불리는 푸에르토리코가 '제2의 그리스'라는 과연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게 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푸에르토리코의 부채 규모가 72억달러에 달하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푸에르토리코가 채무상환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채권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물론 푸에르토리코 채권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푸에르토리코 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푸에르토리코의 차기 회계연도의 예상 적자 규모는 약 15억달러에 달한다. 푸에르토리코가 경제적으로 크게 몰락하게 된 데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채무원리금 상환 부담이 한몫을 했다. 정부는 지난 1일 새로운 회계연도를 맞아 현재 7%에 달하는 판매세와 소비세 수준을 11.5%까지 증가시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또한 푸에르토리코의 현금유동성도 부족하다. 지난해 30억달러 규모의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자금은 금세 바닥을 드러냈다. 정부는 모라토리움(채무상환유예)을 실행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물론 많은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만기를 연장해줄 의향이 있는 것 같다. 이로써 단기적으로 유동성 부족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푸에르토리코가 직면한 경제적 불안은 지속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푸에르토리코는 많은 경제적 강점을 가지고 있다. 고급 노동력, 체계적인 법적 체계를 포함해 미국의 틀을 본 딴 사회보장제도와 건강보험인 메디케어·메디케이드로 얻는 경제적 지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6년 법인세에 대한 혜택이 종료됨과 동시에 푸에르토리코 내 미국 제조업체들이 일제히 빠져나가면서 경제는 침체기를 맞이했다. 비농업 취업 인구의 25% 이상이 공무원인 까닭에 정부의 재정지출 비용도 늘어났다. 실업률 증가와 인구 감소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푸에르토리코의 향후 경제회복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푸에르토리코가 세율을 높이되 세출은 감소시키고 고금리의 채권을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수습에 나설 수도 있지만 이는 장기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게다가 푸에르토리코 정부의 만성적자 상태는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부도 이후 채권 보유자들의 회수율은 현재의 채권 가격보다 낮아질 것이며 같은 기간 예상 자본 차손이 채권의 이자수입보다 더 커질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의회는 긴급구제금융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푸에르토리코 정부기관들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파산하는 게 가능하도록 관련 법안 개정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언급한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푸에르토리코 채권가격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며 투자 바구니에 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다만 채권가격이 현재 수준에서 크게 하락하게 되면 푸에르토리코 채권의 기대수익률은 다시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다. 이때 푸에르토리코의 채권은 하이일드채권 투자자들에게 좋은 투자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