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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정신이 창조경제 만든다] <6> 인재 양성

"사람 키워야 기업도 큰다"… 인재 중시 DNA가 성장 원동력<br>"사람 못키우면 죄 짓는 것"<br>삼성·LG·두산·SK그룹 등 인재 발굴·역량 강화에 주력<br>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도약

고(故)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1992년 4월4일 한진산업대학 졸업식에서 졸업생 가족을 축하해주고 있다. 한진산업대학은 가정형편상 대학 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입사해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의 만학의 꿈을 실현시킨다는 취지로 설립돼 정부가 학위를 인정하는 정석대학으로 승격됐다. /사진제공=한진그룹


"호암은 사업이란 사람의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계셨던 분이다. 호암의 사업관은 인재제일주의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흔히 삼성사관학교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인재에 대한 호암의 열성은 우리나라 기업사에 하나의 기업문화를 일궈냈다."

고(故)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고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를 이같이 회고했다. 당대 최고의 라이벌이었던 아산을 비롯한 주변인들은 호암의 인재육성에 대한 의지를 한결같이 높게 평가했다. 호암 스스로도 생전에 "내 일생을 통해 80%는 인재를 모으고 교육시키는 데 시간을 보냈다"고 늘 말하고는 했다.

'기업은 사람이다'라는 그의 인재제일주의 경영철학은 말로만 그치지 않았다. 지난 1957년 국내 기업 최초로 사원 공개채용제도를 실시하고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기업 연수원을 설립한 것 등은 호암의 인재제일주의 경영철학이 투영된 결과물이다. 심지어 그는 "기업이 귀한 사람을 맡아서 훌륭한 인재로 키워 사회와 국가에 쓸모 있게 하지 못한다면 이는 기업인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며 부실경영과 같이 범죄를 저지르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까지 언급하기도 했다.

오늘날 삼성ㆍLG 등이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한 큰 원동력 가운데 하나는 바로 1세대 기업인들의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경영철학이었다. 전성철 IGM 세계경영연구원 회장은 "현재 우리나라 10대 그룹의 순위는 매출 대비 교육 관련 투자비의 비율이 높은 순서와 거의 일치한다"며 "이는 직원 역량강화를 위해 끊임없이 교육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성공한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인재를 중시하는 1세대 기업인들의 DNA는 2~3세대 기업인들에게 전이됐는가 하면 수십 년이 흐른 지금의 회사 경영철학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1세대 기업인들은 인재양성을 통해 궁극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했으며 때로는 우리 사회에도 이바지하고자 했다.

◇인재중시 사상 후대로 계승=호암의 인재제일주의 경영철학은 부전자전(父傳子傳)으로 아들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게 전해졌다. 이 회장은 1994년 "한 명의 천재가 10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인재론'을 제시했다. 삼성이 특급 인재에 대한 파격적인 보상체제를 도입한 것도 이 무렵부터다.

그는 2007년 한국이 일본에 눌리고 중국에 쫓긴다는 이른바 '샌드위치' 위기론이 팽배해 있을 때도 그 돌파구로 인재육성을 지목했다. 이 회장은 그해 호암상 시상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샌드위치 상황 타개책으로 "인재육성을 통해 천재를 만드는 작업을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LG그룹의 창업주인 고 연암 구인회 회장도 '인재경영'을 늘 강조했다. '기업이 치열한 경쟁의 세계에서 싸워 이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고 사람을 잘 써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인재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인 것은 구자경 명예회장도 마찬가지다. 구 명예회장은 어떤 경쟁상황에서도 견뎌낼 수 있는 강한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고자 했다. 구본무 회장도 변화하는 환경에 보다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적자원의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재경영', 기업철학으로 자리잡아='사람이 미래다'라는 두산의 기업철학 시발점은 인재를 중시한 고 박두병 초대회장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사업은 이윤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는 신조를 평생 강조했다.

오늘날 두산을 이끄는 가장 큰 경영가치는 2G(Growth of People, Growth of Business) 전략이다. 사람의 성장을 통해 사업의 성장을 이끌고 사업의 성장으로 다시 사람의 성장을 유도한다는 선순환적 개념이다.

SK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 역시 기업을 살리는 것은 궁극적으로 자금보다는 사람이라는 '인재경영' 원칙을 고수했다. '돈이 없으면 기업이 무너질지 모르지만 인재를 잃으면 기업은 물론이고 삶의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게 최 회장의 신념이었다. 최 회장의 신념은 지금까지도 SK그룹 각 계열사들의 경영철학을 관통하는 하나의 원칙으로 자리하고 있다.

◇인재양성으로 사회공헌활동도 전개=1세대 기업인들은 비단 기업의 발전을 위해서만으로 인재양성을 중요시하지 않았다. 고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은 우리 사회를 위한 인재양성에도 큰 관심을 기울였다. 조 전 회장의 이 같은 이념은 인하대 정석학술정보관 1층에 '종신지계 막여수인(終身之計 莫如修人)'이라는 글귀로 남아 있다. 한평생을 살면서 가장 뜻있는 일은 인재를 키우는 것이라는 의미다. 조 전 회장은 생전에 모은 사재 가운데 1,000억여원을 공익재단과 그룹 계열사에 기부하기도 했다.

인재경영을 중시한 고 구인회 LG 창업주는 진주 LG연암도서관 건립ㆍ기증, LG연암문화재단 설립 등으로 미래 인재 양성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 나섰다. LG그룹은 구 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아 사회ㆍ교육ㆍ봉사 등 각 분야에서 다양한 사화공헌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미래 인재 양성과 관련한 프로그램으로 'LG 사랑의 다문화학교' 'LG 사랑의 음악학교'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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