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정책 참여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선 청년들의 현실정치 참여가 확대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지금처럼 기존 정치권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들러리'에 그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이 청년층의 의견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7년 국민연금 개혁을 주도했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그때의 경험에 비춰봤을 때 청년세대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게 '정상적인 사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 장관은 "국민연금 등 세대 간 이해갈등 이슈가 걸린 문제에 대해서는 청년들이 협상 기구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당연하고 상식"이라면서 "청년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유 전 장관은 독일의 사례를 들며 "독일의 경우 20대 (젊은) 국회의원들이 많고 청년위원회 활동도 활발하다"면서 "독일과 견줘봤을 때 우리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사회가 수용하는 능력이 전체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치권의 청년 참여 활성화 방안에 대해 "상당히 좋은 생각"이라고 긍정 평가하면서 이 같은 움직임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껏 정부는 노년층 복지 문제에 집중한 측면이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정치권의 기구 구성 등 움직임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최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중요한 것은 청년들이 정치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의견 수렴 기구 구성에 더해 청년들을 교육하고 리더십을 강화해 현실 정치에 진입할 수 있는 용이한 환경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청년 정치 참여 강화에 앞서 정치권의 의식개선이 우선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소영 대구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정치에서 청년 의견이란 기존 정치권의 목소리를 찬성해주는 존재 정도에 불과했다"며 "정치적 환경이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받아줄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 또한 "기성세대인 정치권 지도자들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을 준비가 아직 돼 있지 않다"며 "그렇다고 청년들이 스스로 정당을 세워 의견을 내기에도 힘이 부족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최 교수는 프랑스의 엘리트 정치인 입문 코스인 파리정치대학 같은 교육기관의 운영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정치 선진국들은 국가·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인 교육기관을 설립해 청년 정치인을 양성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민주주의가 발달한 유럽 국가처럼 청년 시절부터 시민단체 활동 등을 통해 자신의 사회적 의견을 개진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진동영·김지영 기자 j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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