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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다 알고 있었으면서… " '청와대 이의제기'에 불만 토로

■ 임시국회 마지막날 '민낯' 드러낸 여야

"소득대체율 50% 문구 빼자" 양당 원내수석 합의했지만 문재인 대표 반대로 무산

김태호 "합의안 철회해야"… 김 대표 "제대로 알고 얘기"

與 내부서도 극심한 대립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지도부가 6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상옥 대법관 임명동의안 처리 등 국정 현안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긴 하루였다.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6일 여야는 하루 종일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 각종 현안을 둘러싸고 공방을 이어갔다.

여야 간 다툼만이 아니었다. 각 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속출했다. 이것을 합의라고 가져왔느냐는 내부 반발에 당 지도부는 "제대로 알고 얘기하라"고 반박했다.

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8시10분에 전격적으로 만나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두 원내수석부대표는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사회적 기구 규칙에 연금 소득대체율을 상향 조정하는 방향으로 하되 '50%'라는 숫자는 명기하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모으면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통과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그러나 문재인 새정연 대표가 분위기를 확 돌렸다. 문 대표가 오전9시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는 것은 사회적 대타협의 핵심 중 핵심"이라고 '50% 명기'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공적연금 강화는 직접 당사자인 국민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므로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국민이 동의하고 공감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새누리당이 앞장서겠다"면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기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와중에 새누리당 내부 갈등도 심각했다.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공무원연금 개혁과 국민연금을 연계한 여야 합의안이 부실하다고 비판하면서 "즉각 철회하고 백지화시켜야 한다. 모든 직을 걸고 철회시켜나가겠다"고 격렬하게 반발했다. 김 대표는 "내년부터 하루 100억원, 5년 뒤 200억원, 10년 뒤 300억원의 국민 혈세가 공무원연금 적자를 메우는 데 들어간다고 입이 닳도록 얘기했다"면서 "6년 뒤에는 이번 개혁 덕분으로 하루 200억원 들어갈 게 100억원씩 들어가는 것으로서 제대로 알고 얘기해달라"고 반박했다.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김 대표가 청와대를 향해 원망과 섭섭함을 강하게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당 의원은 김 대표가 "(청와대도) 다 알고 있었으면서 (협상을) 하고 나니까 이럴 수 있느냐"며 청와대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고 전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한층 격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원내대표는 의총 발언 말미에 "(개혁 협상의) 논의 과정에 청와대 수석이 참석하는 등 다 알고 있었는데 개혁안 통과를 요구하면서 나중에 문제를 제기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나중에) 이를 청와대와 따져보겠다"고 말했다고 회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양당 원내대표들은 오후3시께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긴급 회동하며 극한으로 치닫는 갈등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우윤근 새정연 원내대표는 공적연금 강화기구 규칙에 '소득대체율 50% 인상, 공무원연금 개혁 재정절감분 20%의 국민연금 투입'이라는 문구를 명시하지 않고 규칙에 별지를 첨부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회 규칙에 별첨하는 것으로 중재안을 들고 들어간다"며 "일부 반대가 있었지만 의총에서 겨우 이 문제를 설득했다"고 힘들었던 당내 의견조율 과정을 드러냈다.

한편 양당 간 대립이 극심해지면서 국회 일정은 모두 순연됐다.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사회적 기구 구성 규칙안과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소집됐던 국회 운영위원회는 수차례 연기됐고 오후2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는 오후5시 이후로 밀리고 말았다. 국회 관계자는 "하루 종일 여야 간 대립은 물론 여야 '내부 충돌'도 심각했다"면서 "현재 국회에서 합의정치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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