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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대들은 프랑스대혁명은 알아도 동학농민혁명의 의미는 잘 모릅니다. 부끄러운 일이죠. 동학농민혁명은 120년 전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어야 한다'고 선언하며 우리나라에서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전국적으로 벌어진 민중 봉기입니다. 이 정신이 3·1운동과 4·19의거로 이어지며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에 닿습니다. 올해 120주년을 맞아 그 정신을 새롭게 계승하고자 합니다."
박남수(사진) 천도교 교령은 다음달 11일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11일 가진 간담회에서 이번 행사의 의의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시 동학농민군 토벌대였던 일본 부대의 후손들이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도 큰 의미"라고 덧붙였다. 병들어가던 조선은 19세기 말(고종 31년) 동학혁명으로 정권이 위태롭자 일본 군을 끌어들여 동학 농민들을 몰살시켰다.
천도교단과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전국동학농민혁명유족회는 11일 서울 광화문에서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대회 출범식을 가졌다. 이날 출범식에는 박 교령과 김석태 전국동학농민혁명유족회장, 김대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 등을 비롯한 실무진이 대거 참석했다.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식은 다음달 11일 서울시청 대강당에서 진행된다.
이들은 지난 5월 동학농민혁명 정신의 계승·발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공동행사 추진을 협의한 바 있다. 동학농민혁명 관련 세 단체가 함께 행사를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교단체·유족모임·기념사업회라는 입장에서 그간 행사 성격과 주도권을 두고 이견이 컸기 때문.
기념식의 전야제 격인 동학농민혁명의 밤은 다음달 10일 분당에서 동학농민군 후손과 천도교인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지고 이튿날에는 서울시청에서 본행사인 기념식,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동학농민혁명문화제가 진행된다. 또 28일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당초 다음달 17일 평양과 해주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남북 공동행사는 잠정 연기됐다. 대신 북측에서는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생일 다음으로 중요한 국가기념일인 개천절 행사에 참석해줄 것을 요청했다. 윤석모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사무처장은 이에 대해 "북측에 개별 실무회담을 제안한 상태"라며 "다음달 기념식에 북한에 거주하는 동학농민군 후손들의 참석을 요청해 북측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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