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대표가 첫번째 사례로 든 것은 지난해 소매금융과 기업금융을 합쳐 ‘원뱅크’로 태어난 일본의 미즈호은행이다. 2000년 3개 은행의 통합으로 출범한 미즈호그룹은 지난 2002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미즈호은행과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의 ‘투뱅크’ 체제를 10여년 동안 유지했다. 당시 운영진들은 개인과 법인을 구분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려고 했지만 서로 다른 은행의 운영으로 경영의 비효율성이 심화됐다. 특히 미즈호은행이 지난 2011년 현금자동출납기(ATM) 전산망 장애로 116만건의 서비스가 중단된 것은 결정적이었다. 황 대표는 “미즈호 은행의 원뱅크 전환 목적은 효율을 통한 수익원 확보와 고객 시너지 기회를 찾는 것”이라며 “미즈호 은행은 원뱅크 체제 이후 상업투자금융(CIB) 비율이 6~7% 증가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황 대표가 두번째로 언급한 사례는 호주의 웨스트팩 은행이다. 웨스트팩은 점포 유형을 3가지로 나눠 지점 운영에 대한 경비를 최소화한 반면 서비스는 최적화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웨스트팩 은행 지점의 첫 유형은 100㎡가 넘는 너른 공간에서 상품판매와 재무상담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곳으로 도시 중심가 등에 자리하고 있다. 둘째 유형은 30㎡~100㎡ 사이의 실용적이고 쾌적한 공간에 상품판매만 하며, 셋째 유형은 30㎡ 이하로 최소한의 공간과 인테리어에서 매우 제한적인 상품만 판매하도록 했다. 황 대표는 “은행이 성장기 때는 본사와 은행 채널의 역할을 분리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성숙기에 접어들면 채널과 관련한 엄청난 비용부담이 현실화 된다”며 “웨스트팩은 몇가지 표준화된 모델을 바탕으로 지점을 세분화했다는 점에서 이를 효율화한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황 대표가 세번째로 꼽은 해외 사례는 유럽은행들이 선보이고 있는 클러스터(cluster) 모델이다. 클러스터 모델은 각 지점의 고객군 별 특징에 따라 실제 고객을 접하는 채널과 이를 운영하는 사업본부를 분리해 운영, 효율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예를들어 특정 구역내에 있는 몇개의 점포 유형을 △자산관리, 무역중소기업(SME), 개인 고객 등을 총괄하는 ‘풀(Full) 영업점’ △일반적인 거래를 중심으로 하는 ‘소매(Light) 영업점’ △표준 영업점 모델인 ‘근접(Proximity) 영업점’ 등으로 유형을 차별화하되 모든 손익관리는 해당 지역의 클러스터장이 관리하는 식이다.
황 대표는 “이 모델은 손익관리단위를 각 점포에서 클러스트로 전환, 인근 영업점간 자원배분을 최적화 한 것이 특징”이라며 “효율화를 기하는 동시에 시장을 가장 효과적으로 공략하려는 방법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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