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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코끼리 인도시장을 잡아라] <상> 12억 인구가 몰려온다

70년대 모습 미개발지 지천… "인프라·소비재 수요 무궁무진"<br>14세이하 인구 많아 잠재력 크고 중산층도 15년내 12배증가 예상<br>풍부한 인적 자원·내수 등 앞세워 거대시장 中 추월할지 최대 관심




인도 뉴델리 시내에서 남서쪽으로 1시간가량 차를 달려 도착한 신시가지 '그루가운'. 한국으로 치면 분당에 비유되는 이 도시에는 새로 건축된 쇼핑몰과 아파트들이 우뚝 솟아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기업들의 현지법인도 뉴델리에서 이곳으로 옮겨오는 추세다. 깨끗하게 단장한 삼성전자 법인을 둘러보는 중에 불현듯 전기가 나갔다. 설훈 삼성전자 차장은 "전력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일반 가정에서도 하루에 수차례 정전이 일어난다"면서 "대부분 자체 발전기를 가동해 전기가 끊어지는 것을 방지한다"고 설명했다. 아직 인프라 공급이 턱없이 부족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간의 '멜팅 팟(용광로)'=흔히 미국을 인종의 도가니인 '멜팅 팟'으로 부른다면 인도는 1970년대와 21세기가 공존하는 '시간의 멜팅 팟'이다. '올드델리'와 '뉴델리'로 나뉘어 있는 지역 명칭만큼이나 과거와 현재가 함께 나타난다. 시내에는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번듯하게 지어진 쇼핑몰과 호텔들이 자리잡고 있지만 몇 걸음만 옮겨도 제 집도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천막에 모여 있다. 자동차, 오토바이, 미니 삼륜택시 오토릭샤(Rickshaw) 외에 심심치 않게 보이는 인력거와 소는 한 도로 위에 다양한 시대가 공존해 있음을 보여준다. 신호대기를 위해 잠시 정차라도 하는 경우에는 거지들이 창문을 두드리며 적선해달라는 손짓을 내보인다. 반면 인도의 대형 쇼핑몰은 지난 2003년 25개에서 현재 600여개로 늘어났다. 인도 상류층 3분의1은 명품과 하이테크 제품만을 찾는다. 그나마 인도의 수도인 뉴델리는 상당히 발전된 지역으로 꼽힌다. 뉴델리ㆍ뭄바이ㆍ첸나이 등의 주요 도시를 제외한 외곽 지역은 시간을 거슬러가는 느낌이다. 인도 현지에서 한인 민박을 하는 임태환씨는 "뉴델리에서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까지 가는 데 거리는 200㎞지만 시간은 4시간이 걸린다"면서 "매 시간마다 서로 다른 풍경에 놀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낮은 소비재 보급률, 무궁무진한 시장=미개발 지역이 많다는 것은 반대로 성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을 내포한다. 특히 인도에는 전세계 14세 이하 인구의 3분의1이 살고 있어 그들이 앞으로 20대가 되면 굉장한 소비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예전에 부자국가들이 갖고 있던 패러다임은 이제 중국ㆍ인도ㆍ브라질 등 기본적인 인구가 바탕이 된 국가들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IFC)는 인도에서 하루 소득 1.56달러 이하인 소득계층(BOP)이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약 95%로 추정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인구 비중의 95%에 달하는 BOP 인구가 잠재적 중산층이 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인도의 타타자동차는 저소득 계층을 위해 2,000달러대 저가 자동차 나노(Nano)를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모토로라도 30달러 휴대폰을 개발해 인도 저소득층에 판매하고 있다. 아직 인도시장에서 냉장고 보급률은 15%, 세탁기는 8%에 불과하다. 그만큼 앞으로 열릴 시장이 어마어마하다는 의미다. 휴대폰 보급률은 35%까지 이르렀지만 연간 1억3,000만~1억4,000만대의 신규 수요가 발생한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은 현재 4,800만명 수준인 인도 중산층이 15년 이내에 12배 수준인 5억8,0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달리는 코끼리(인도), 용(중국)을 따라잡을까=풍부한 노동력과 내수시장, 젊은 인구 등으로 열린 가능성을 갖고 있는 인도가 앞으로 거대 소비시장인 중국을 추월할 수 있을지는 최대 관심사다. 골드만삭스는 오는 2025년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중국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물론 계획경제 체제로 급속한 발전을 이끌어온 중국과 자유경쟁 시장체제를 표방하는 인도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로 인해 경제발전 속도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나타내는 전문가들이 많다. 오희석 글로벌경영전략연구원 인도경제연구소장은 "인도의 실질적 시장개방 기간은 중국보다 13년이나 뒤져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민주주의ㆍ지식산업 등 중국과는 다른 방식으로 중국만큼의 경제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인도는 교육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우수한 인적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강점으로 부각된다. 실제 세계적 인재배출의 산실인 인도공과대학(IIT) 주변에는 학원광고와 과외 구인광고가 수두룩하며 교육에 대한 열정도 뜨겁다. 안길석 LG전자 인도법인 부장은 "중국은 계획성 있게 하나의 브랜드에서 한 제품을 내밀지만 인도는 여러 브랜드와 제품군이 경쟁하는 구조여서 속도는 다소 느릴지 몰라도 앞으로의 발전 전망만큼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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