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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매허용 첫날] 정부 고강도 처방 주효... 일단 안정

채권시장과 주식시장도 예상보다 조용한 모습이었다.한국은행의 유동성 지원이 구체화되고 금융기관이 환매자제를 결의한 것이 시장안정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환매동향 증권사나 투신사 창구에는 고객들이 평소보다 2~3배 많았지만 실제로 환매를 하는 경우는 우려만큼 많지 않았다. 오전장 개인의 환매규모는 평소수준인 수천억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서울 상계동이나 경남 창원 등 일부 지역에서는 악성 루머가 퍼져 고객들이 몰려 혼잡을 빚기도 했다. 특히 대우채권편입비율이 높은 펀드에 가입한 고객들은 창구직원에게 격렬히 항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금융기관들은 움직임이 달랐다. 오전 11시께 까지는 잠잠했지만 이후 채권시가평가제 조기 전면실시설이 시장에 떠돌면서 급격히 환매요청이 늘었다. 3조4,000억원 가까운 환매요구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들어와 감독당국은 물론 투신, 증권업계를 바짝 긴장시켰다. 오후장 들어서는 시가평가제 전면실시설이 사실무근으로 알려지면서 환매요청이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금융기관들은 서로 눈치를 보면서도 환매를 어떻게 할 수 없을까 탐색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주식시장 종합지수가 10포인트가량 하락했으나 대체로 차분했다. 장초반 환매사태에 대한 우려로 종합지수가 22포인트나 떨어지며 900선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개인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도 만만찮아 급락하지는 않았다. 선물시장이 오전장부터 계속 버텨준데다 이날 발표된 상장기업 반기실적이 대폭 좋아지고, 대우그룹 계열사의 세부적인 매각시한을 담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이 호재로 작용해 오전 11시15분께에는 7포인트나 올라 92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은행의 유동성 지원으로 환매자금마련을 위해 투신에서 주식 및 채권을 팔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안도감도 작용했다. 그러나 지수가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재차 약세를 나타낸 것은 개인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매수세력이 부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투신이 많이 팔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사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오후장 중반이후에는 투자자들간에 눈치보기가 진행되며 1~2포인트내의 등락이 거듭됐다. 상반기 대규모 이익을 거둔 삼성전자를 비롯해 제일제당, 신세계, 현대상선, LG화학 등 실적호전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띠며 지수하락을 저지한게 주요인이었다. 우선주와 실적호전종목들이 초강세를 보여 상한가 종목이 90개에 육박했다. ◇채권시장 이날 오전 회사채 금리는 0.08%포인트 오른 9.95%를 기록했다. 국고채도 0.15%포인트 오른 8.95%를 나타냈다. 개장초 회사채는 10.30%에 호가가 나오기도 했다. 심리적으로는 이미 10%대에 돌입했다는 것이 시장관계자들의 말이다. 채권시장은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투신사의 자체 유동성으로 환매에 응하고 있어 시장에 채권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수익률 10%이상에서는 사자 세력이 있지만 마땅한 물건이 없다. LG증권 채권팀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환매자제가 오히려 시장기능 회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기관이 투신사에서 자금을 빼면 이 자금이 채권매입에 사용될 것인데 환매자제로 자금순환이 방해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채권시장에 금리를 맡겨놓으면 단기간 금리가 급등하더라도 은행등 새로운 매수주체가 나타나 시장이 빠르게 안정될 수 있다는 논리다. ◇정부는 금리안정이 최우선목표 금감위 등 정부의 최우선적인 정책방향은 금리안정이다. 금리안정 여부에 따라 자금시장, 나아가 금융시스템이 선순환의 구조로 회복되느냐, 아니면 악순환의 고리로 접어드느냐가 결판나기 때문이다. 금리가 상승(채권값 하락)하면 대우채권이 문제가 아니라 일반채권(비대우채권)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환매러시가 일어나게 된다. 현재 투신 펀드에 편입된 일반채권 부분의 장부가 수익률은 8.0~8.5% 선이다. 그러나 현재 금리는 회사채 기준 10%에 육박하고 있다. 이미 시가평가 펀드라면 1.5~2.0%포인트 정도 손실이 난 셈이다. 금리가 추가 상승하면 금리(채권 수익률)상승→채권값 하락→수익증권 수익률 하락→수익증권 환매러시→투신권 환매자금 마련을 위해 채권 대량매각 및 채권 신규매수여력 상실→금리 추가상승 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바로 이같은 사태발생을 정부는 가장 우려하고 있다. 반면 금리가 안정되거나 하락한다면 선순환 구조가 유지될 수 있다. 금리안정→채권값 안정→수익증권 수익률 안정 및 환매사태 진정→투신권의 채권매각 중단→금리하락(채권값 상승)을 예상한 채권매수세 유입→금리 하락 의 선순환 구조에 들어가게 된다. 이에 따라 금감위는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수익증권 환매자제를 촉구하고 있고 채권시장에서는 헐값(높은 수익률)에 채권을 매도하는 기관에 대해 창구지도를 통해 규제하고 있다. 금감위 관계자는 16일 거액의 수익증권 환매를 요청한 모 기관에 대해 『금융시스템 안정을 저해하는 배신자』라면서 이들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겠다』는 강력한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안의식 ESAHN@ 임석훈 SHIM@ 정명수기자 ILIGHT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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