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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발언대] 음식물 낭비.. 합리적 식생활 지혜 모을때
입력1999-03-11 00:00:00
수정
1999.03.11 00:00:00
許廷澤(소비자보호원 생활경제국 소비문화팀장)우리나라 음식 차림은 푸짐하다. 가정에서 손님을 접대할 때도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다. 잘 차려놓고도 『차린 것은 변변치않지만 많이 드시라』는 겸양이 미덕으로 여겨진다. 이런 전통때문에 반찬 가지수가 많고 푸짐한 음식점을 선호한다.
그러나 다 먹지 못하고 남겨진 음식물은 재활용되지 못하고 결국 쓰레기로 버려진다. 그 결과 국내에서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는 연간 8조원에 이른다. 식량자급률이 28.56%정도에 불과한 우리나라로서는 엄청난 손실이다. 게다가 환경오염에 따른 기회비용까지 고려한다면 경제적 손실은 가히 천문학적이다.
이에따라 민관공동으로 음식문화 개선운동이 추진되고 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검소하고 실용적인 상차리기가 일부에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개선되어야 할 요소가 많다. 특히 가정과 달리 음식점에서는 남은 음식의 재사용이 어렵다. 위생적이지 못하다는 소문이 나면 장사를 망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식물이 남지않도록 식단차리기를 보다 생활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국내 음식점에서는 음식을 주문할 때 1인분량이 계량화 또는 표준화되어 있지 않다. 2인분을 주문해도 3~4인이 먹을 수 있는 양이 나오는가하면 3인분을 주문해도 두사람이 먹기에 모자라는 경우도 있다.
1인분에 대한 양이 제각각이어서 그 집에 자주가는 단골손님이 아닌 한 적정한 양을 주문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1인분을 주문하거나 2인분을 주문하거나 나오는 반찬의 양이 같고 한정식의 경우에는 손님의 주문이나 의사에 상관없이 많은 종류의 반찬이 나와서 전혀 손을 대지않은 것도 부지기수다.
오랫동안 습득된 음식문화를 단시일내에 개선하기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쓰레기로 버려지는 음식물은 물론 이를 처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결국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전가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이런 낭비관행을 이른 시일내에 고쳐나가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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