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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급파괴' 개인 권한·책임 강화
입력2001-02-12 00:00:00
수정
2001.02.12 00:00:00
'직급파괴' 개인 권한·책임 강화
[新인사바람]역할변신
기업 구성원들의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
직급이 아니라 이제는 개인의 역량과 시장가치가 개인의 역할을 결정하고 있다. 기업들은 기존의 '직급중시' 체계로는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 의식 속에서 '역할 범위의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장 크게 부각되는 것은 역시 최고경영자(CEO)의 역할. 오너의 '스폰서'에서 불안정한 상황이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을 지배하면서 전력적 판단을 내리는 역할로 바뀌고 있다.
CEO에 대한 인사는 철저히 능력중심이다. CEO에 대한 평가와 보상 역시 시장가치를 반영해 결정된다.
임원도 달라지고 있다. 할 일은 많고, 책임은 무겁다. 삼성물산 디비전컴퍼니(Div.Company)장은 '회사내 회사'의 사장이다. 투자, 손익 등 경영에 관련된 사항은 대표이사의 권한과 책임을 위임받아 직접 의사결정한다. 원하는 인재를 직접 뽑아 활용할 수 있는 인사권까지 갖고 있다.
이 회사 임은석 부장은 "이 제도의 도입으로 자율과 책임경영의 기반이 확립돼 일상적인 경영권은 디비전컴퍼니장에게 대폭 위양됐다"고 밝혔다.
임원의 직급 축소도 새로운 흐름. 두산은 지난해 이사대우부터 사장까지 6단계 직급을 사장-부사장-상무의 3단계 직급체계로 바꿔?. 김진 상무는 "의사결정이 신속화로 임원들의 책임과 권한이 강화되었다"고 이를 평가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사내 벤처기업인 실크로드 21도 기존 준공무원 형태의 조직을 완전히 파괴하고 직능위주의 수평적인 조직으로 전환했다. '웹 프로모터', '웹 콘텐츠 플래너', '웹 마켓팅' 등 직원들이 담당하고 일 중심으로 명칭을 바꿨다.
가장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갖고 있는 금융권까지 역할중시의 새로운 기업문화가 확대되고 있다.
주택은행은 지난해부터 직급별로 구성된 조직체계를 성과관리를 위한 조직으로 바꿨다. 따라서 해당 직책에 적합하다고 인정되면 대리급 행원이라도 팀장이 되어 부장, 차장, 대리, 행원을 모두 팀원으로 구성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완전한 '직급파괴'를 한 곳도 있다. 제일제당은 팀장을 제외한 모든 팀원들이 같은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다. 호칭은 'ㅇ과장님', 'ㅇ대리님'이 아니라 'ㅇㅇㅇ님'이다.
하지만 아직 과제가 많다. 기업들의 '역할혁신'은 직급단순화, 발탁승진, 호칭파괴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 대부분의 구성원이 연공서열 직급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업무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기준과 구성원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재계 관계자들은 "디지털 시대, 창의성이 중시되는 상황에 맞춰 수평적 조직문화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라고 강조한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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