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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들이 해야 할 일
입력2004-02-15 00:00:00
수정
2004.02.15 00:00:00
김정곤 기자
경제학자들이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잇달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우리 경제가 처한 현실이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전망도 지극히 불투명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한국경제학회를 비롯한 30여 경제관련 학회가 지난주 서울 이화여대에서 공동 주최한 `참여정부 1년 경제정책 평가` 학술대회에 참석한 국내 경제학자들은 “지난 1년간 정부가 구조조정 노력을 소홀히 한 것은 물론이고, 리더십 부재로 정책의 우선순위도 제대로 결정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9일에는 전국의 경제ㆍ경영학 교수 400여명이 `이제는 경제`라는 성명을 통해 “기업가 정신의 추락, 실업과 가계 부채 등으로 경제가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지만 경제 리더십이 있어야 할 자리에 이해단체의 투쟁과 인기영합주의, 아마추어적 열정만 있을 뿐”이라며 참여정부에 `쓴소리`를 했다.
경제는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 특성상 경제학자들이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제학자들이 입을 모아 같은 소리를 내는 것은 참여정부의 경제 운용방식이 별다른 특징 없이 그저 상황을 벗어나는 데만 급급했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의 집단비판은 또 경제가 경제논리가 아닌 다른 가치관에 의해 작동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즉, 이 땅에서 경제논리가 사라지고 있는 데 대한 위기의식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경제학자들의 지적처럼 이 땅에는 지금 정치논리와 지역 및 집단 이기주의, 계층간 마찰이 만연돼 있어 경제논리가 작동될 여지가 거의 없다. 더욱이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논리가 점점 더 기승을 부리고 있는 형국이어서 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경제학자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것은 바로 `경제리더십`이다. 이 것은 경제논리의 회복과 정책일관성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발현될 수 있다.
때마침 경제부처 수장이 바뀌어 분위기 전환의 계기가 마련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2기 경제팀이 경제에 매진할 수 있도록 확실한 방패막이가 돼야 하며, 새로운 경제팀은 행동력과 일관성을 가지고 정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는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는 인식이 국민 사이에 제대로 자리잡도록 하는 일이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제학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경제학자들은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는 정치논리나 대중주의에 맞서 경제논리의 옹호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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