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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자녀들 '정신질환의 씨앗' 분노

부모 강요·사회불만등이 인격장애 유발<br>아이의 요구 헤아리고 사랑·관심 가져야


최근 연쇄살인으로 인해 '사이코 패스'라는 정신질환이 화제가 되고 있다. 프로이드는 정신건강이란 '사랑하고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하였다. 최초의 사랑에 대한 경험은 태어나면서부터 이루어지는 부모ㆍ자식 간의 사랑이다. 이 사랑이 그대로 전수되어 대대손손 이어진다면 더 이상 정신건강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세상에 하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사랑이 자녀에게 온전히 전달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교육과정에서 금지와 장려를 통해 성숙한 대인관계를 배우게 되는데 부모 입장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시행한 교육이 부작용을 일으켜 정신 불건강의 씨앗을 심게 된다. 이 씨앗의 정체가 '분노'이다. 자녀 양육에서 지나치게 열심히 키우거나 지나치게 방임하면 문제가 생기는데 현재 우리나라 부모들은 지나치게 열심히 키우는 편이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나름대로의 욕망과 욕구를 지닌 인간으로 보거나 아이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헤아리지 않고 사랑과 관심, 그리고 투자라고 생각하며 일방통행식으로 강요하고 있다. 아이는 이러한 강요에 분노를 느끼며 분노를 해소하지 못한 상태로 성장한다. 어린아이가 무슨 분노를 품겠느냐고 의아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거나 바닥에 누워 악을 쓰며 뒹구는 등의 방식으로 분노를 표출한다. 야단맞아 시무룩해진 아이, 놀라서 겁을 먹거나 얼어있는 아이, 불안해서 엄마 곁을 떠나지 못하는 아이, 말썽을 부리는 아이, 말을 안듣는 아이들은 내심 분노를 겪은 경우다. 이러한 분노의 발생과정을 식물의 뿌리ㆍ줄기ㆍ꽃에 비교해 보자. 어른의 적개심의 뿌리는 6세 이전의 분노다. 아이가 배고플 때, 기저귀가 젖었을 때, 엄마의 품이 필요할 때 등 생물학적 요구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으면 분노가 발생해 어린 뇌에 뚜렷이 기억된다. 줄기는 학창시절의 분노다. 강요되는 공부에 대한 분노가 유아기에 잠재된 분노의 뿌리에 더해져 단단한 줄기를 형성한다. 꽃은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에서 겪는 분노다. 남녀 간의 문제, 직장의 문제 등에서 좌절을 겪게 된다. 뿌리와 줄기가 왕성한 경우에는 조그만 좌절에도 쉽게, 또 요란하게 꽃을 피운다. 최근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자살ㆍ방화ㆍ살인 등의 사회적 현상을 이런 시각에서 보면 이해하기 쉽다. 많은 사람들은 촉매 역할을 한 유발요인을 주로 꽃에 초점을 맞춘다. 악성루머, 악플, 사채, 빚, 사회적 소외감, 사회에 대한 불만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꽃만 보아서는 안되고 줄기와 뿌리를 알아야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어린 시절 아이가 분노를 느끼지 않게 하는 세심한 배려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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