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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일방적으로 쫓기기는 싫다

제7보(84∼100)<br>○이세돌 9단 ●시에허 8단 <제8회춘란배결승3번기제2국>



백84는 흑진삭감의 요소였다. 지금은 무조건 이곳을 점령해야 한다. 참고도1의 백1로 하변을 넓히는 것은 하수의 감각이다. 그것이면 흑은 지체없이 흑2, 4로 눌러버릴 것이다. 이 코스는 흑의 압승이다. 백84에 대한 흑의 응수가 어렵다. 공격하자면 흑A로 가야 마땅한데 백도 떨린다. 여기서 시에허는 5분을 생각하고 85로 붙여갔는데…. "이건 흑도 편하지만 백도 더 편합니다. 만약 흑이 이 바둑을 진다면 이 붙인 수는 패착으로 지목될 겁니다."(진시영) 이날 사이버오로의 생중계 해설을 맡은 진시영은 주견이 뚜렸했다. 절정 고수인 이세돌과 시에허의 수순들을 서슴없이 비판하여 필자를 즐겁게 해주었다. 해설자가 너무 겸손하면 우리 같은 필자들이 애를 먹게 마련이다. 진시영은 89년생으로 허장회도장 출신이다. 현재 한국랭킹28위. 백92는 일방적으로 쫓기기는 싫다는 이세돌다운 착점이다. 중앙의 흑돌을 미생마로 띄워 역습의 기회를 노릴 작정이다. 백98은 고심의 행마. 참고도2의 백1에 뛰는 것이 제일감이지만 지금은 흑2의 활용이 안성맞춤이 되므로 백이 둘 수가 없다. 흑99는 적절한 공격. 좌변쪽 흑진이 자연스럽게 부풀고 있다. 여전히 흑이 좋아 보인다. "좌변의 흑진이 아주 두터워요. 시에허가 이런 바둑을 놓치지 않을 겁니다."(윤현석) /노승일·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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