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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벤처] (2부) 일본편
입력2001-01-08 00:00:00
수정
2001.01.08 00:00:00
홍병문 기자
[글로벌벤처] (2부) 일본편
1. 비트밸리에 울리는 한국 벤처의 고동
일본의 테헤란밸리라 불리는 도쿄 시부야(涉谷). 언제부터인지 '쓰디쓴 계곡'이란 뜻의 '시부야'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비트밸리(Bit Valley)로 불리고 있다. 지난 99년 봄, 비트밸리어소시에이션(Bit Valley Association)이 생기면서 일반화된 비트밸리란 말은 일본 젊은세대의 벤처드림을 대변하는 희망의 단어가 되고 있다.
시부야와 인근에 위치한 벤처기업 수는 현재 약 300여개. 일본 벤처의 간판주자인 넷에이지의 니시카와 기요시(西川 潔) 사장이 주도하고 있는 비트밸리어소시에이션에 소속된 회원들만도 5,000여명이 넘을 정도로 비트밸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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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밸리에서도 가장 번화한 곳인 시부야 역 앞 사거리. 녹색 신호와 함께 쏟아져 나오는 인파 속에서 제2의 손정의를 꿈꾸는 많은 젊은 일본인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인터넷 열풍에서 만큼은 한국에 뒤져 있다는 일본. 시부야에 자리잡은 웹스닥재팬의 윤주연 사장은 "비트밸리에서 테헤란밸리 만큼 많은 수의 닷컴 간판을 찾아보기는 힘들지만 오히려 그런 점에서 일본 벤처인들은 도전과 모험심을 더욱 높이게 된다"고 말했다.
이 곳 비트밸리에 도전정신으로 글로벌 벤처의 꿈을 키우는 한국 벤처인의 고동(鼓動)이 울리고 있다. 아직은 규모가 큰 한국벤처기업이 열 손가락 정도지만 일본 벤처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한국벤처가 속속 등장해 일본 벤처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시부야에서 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니시신주쿠(西新宿)에 자리잡은 커머스21. 1년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무서운 속도로 일본 전자상거래 솔루션분야 정상에 솟구치고 있는 기업. 99년 12월 설립돼 누구도 예측못한 빠른 기간 안에 일본 벤처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했다.
기술력과 뛰어난 가격 경쟁력, 철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으로 오라클과 같은 대형업체와 경쟁하며 중소기업 틈새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 명성을 떨치고 있다.
일본 벤처의 상징인 소프트뱅크 본사가 위치한 수이텐구마에(水天宮前)역 부근에는 일본 현지기업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게임솔루션 개발능력을 가진 아이콤재팬(Icomm Japan)이 자리잡고 있다. 일본의 주요 통신업체는 물론 휴렛패커드와 같은 대형 기업으로부터 끊임없이 협력 파트너관계를 제의받을 정도로 전도유망한 곳.
이 곳의 박광엽 부사장은 "철저하게 현지화 전략을 펼쳐야만 일본 기업틈새에서 생존할 수 있다"며 "아이콤 직원 대부분은 일본 기업문화와 마케팅 부문에 정통한 인재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최고의 게임 프로그래머와 손을 잡고 있어 기술력면에서 최고의 인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인간 관계와 기술력, 회사 전통, 대기업과의 연관성 등을 아직까지도 중시하는 일본 시장에서 한 분야 최고의 실력자를 영입했다는 점에서 아이콤은 이미 절반이상의 성공을 거뒀다고 현지관계자들이 평가하고 있다.
새로운 기업문화를 이끌고 있는 일본 벤처시장. 이곳은 아직도 일본 전통기업문화를 많이 지니고 있다. 젊은 벤처정신 틈바구니에도 인맥과 기업전통을 중요시하는 문화는 여전하다.
KTB네트워크일본의 강경구 소장은 "한국벤처기업이 어려운 국내시장을 돌파하는 탈출구로 해외시장을 떠올리지만 막연한 기대와 동경만으로는 일본 벤처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며 "실적과 인맥에 의해 모든 게 결정되는 일본 기업분위기를 본다면 비즈니스모델만 믿고 덤벼드는 섣부른 공략을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라스엔터프라이즈는 일본 현지에서 10년 이상의 경험을 쌓아놓고 있다는 점에서 현지 시장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기업. 일본 기업들과의 오랜 파트너 관계가 바탕이 돼 시스템통합사업 분야에서 중견벤처기업으로 기반을 쌓아가고 있다.
그동안의 정보통신분야 시스템통합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지식관리시스템과 솔루션, e비즈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들어 현지시장 공략에 한층 더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일본 속의 한국 벤처.
비트밸리와 도쿄시내 곳곳에 자리잡은 30여개의 이들 한국 벤처기업들은 아직은 국내기업의 현지판매법인 형태가 대부분.
세밀한 사업계획과 철저한 수익모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투자는 물론 파트너 관계도 맺지 않는다는 일본 시장에서 이들 젊은 한국 벤처기업인들은 하루에도 열개가 넘는 사무실을 혈혈단신 뛰어다니며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일본 벤처기업 공개시장 중 하나인 나스닥재팬의 손형만(孫亨萬) 부사장은 "현재 10여개의 한국벤처기업에 대한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며 "일본 현지에 진출한 벤처기업 가운데 탄탄한 수익기반을 갖춘 곳은 머지않아 나스닥재팬 등 일본 자본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홍병문기자 goodlif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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