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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위기↔리더십위기 상승작용·악순환 우려

■ 글로벌경제 'P의 공포'에 떨다<br>유럽 양당정치 붕괴 조짐… 日 총리는 지지율 최저치… 정치권 위기해결 능력 약화<br>포퓰리즘 정책도 쏟아져 글로벌 경제에 부담 가중

치프라스 당수 "긴축재정 철회해야", 그리스의 제2당인 시리자(급진좌파연합)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당수가 지난 8일(현지시간)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을 만난 후 대통령궁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정 구성협상에 나선 치프라스 당수는 긴축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테네=AP=연합뉴스

지구촌을 덮친 'P(politicsㆍ정치)의 공포'는 리더십 위기와 재정 위기가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키며 글로벌 경제가 악순환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세계 경기둔화와 재정위기의 해법을 주도해야 할 각국 정치권이 혼란에 빠지면서 오히려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다. 지구촌 정권 교체기와 재정 위기가 맞물리면서 'R(recessionㆍ경기침체)의 공포'와 'P의 공포'가 동시에 몰아치고 있는 셈이다.

◇위기 극복의 리더십이 사라졌다='P의 공포'의 뿌리는 지난 2008년 미국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몰아닥친 글로벌 금융 위기와 'R의 공포'를 막기 위해 각국 정부는 막대한 돈을 풀어 경기부양에 나섰다.

하지만 이는 결국 재정 위기의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이 때문에 유럽을 중심으로 디폴트(국가 채무불이행)의 경고음이 울려퍼지자 각국은 마침내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연금 수급 연령을 높이는가 하면(이탈리아) 최저임금을 삭감하는(그리스) 나라까지 나타났다. 분노한 시민들은 거리로 뛰쳐나오면서 정치의 불안정성도 극도로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대중들의 불만을 잠재울 각국의 리더십이나 재정위기 해소를 위한 글로벌 리더십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주의 발원지인 유럽에서 '양당정치(Two Party system)'가 붕괴될 조짐을 보이면서 안정적인 정권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프랑스의 경우 지난달 대선 1차 투표에서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가 3위를 차지했다. 국민전선은 이민자 추방,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와 같은 극단적 정책을 앞세우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총선을 치른 그리스에서는 네오 나치 계열의 극우정당인 황금새벽당이 국회의원을 배출해냈다. 이 같은 극우파의 약진은 유로존 통합에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 반긴축 바람이 불고 우파 집권당이 몰락하면서 재정 위기 해결을 위한 공동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리더십도 급속도로 약화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사정은 유례없는 장기 침체를 겪고 있는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최근 지지율이 22%로 지난해 9월 출범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면서 경제 위기 해결의 동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R의 공포에서 P의 공포로 이동=이 같은 정치적 혼란과 리더십 약화는 경기둔화에 시달리고 있는 글로벌 경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신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이 가까스로 합의한 신(新)재정협약을 파기할 수 있다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그리스에서는 유로존을 떠나 긴축의 굴레에서 벗어나자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이 현실화할 경우 정치의 칼끝이 전세계를 위협할 수 있다.

분노한 서민을 달래기 위한 각종 포퓰리즘 정책도 쏟아져나와 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제에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긴축 전도사'로 통하는 메르켈 총리는 최근 연정파트너인 기사당(CSU)과 최저임금을 상향하는 데 합의했다.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은 "메르켈이 내년 총선을 의식해 선심성 정책을 내놨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줄리아 길라드 총리는 8일 독신가구에 연간 210호주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의 복지 정책을 발표했으며 11월 대선을 앞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부자들에게 높은 세금을 물리는 일명 '버핏세' 도입을 승부수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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