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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위한 '안성맞춤' 공연무대

극단 아리랑 '첫사랑' 정동극장 '사랑내기'방학이 되면 공연장마다 어린이들로 넘쳐난다. 하지만 중고생 관객을 찾기란 매우 어렵다. 입시 앞에서 문화적 체험은 늘 뒤로 밀려 청소년을 내건 무대들은 그 이름값을 제대로 못 한다. 그렇지만 청소년을 위한 예술의 손짓은 여전하다. 청소년층이 볼만한 두편의 공연 무대를 소개한다. 생에 관한 진지한 성찰과 단면들의 기록이기도 한 공연 무대는 스트레스를 달랠 하나의 기호품이나 방학과제를 통해 배워야 할 상식이 아니라 많은 경우 꼭 필요한 인생의 디딤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1 첫사랑 98년과 99년 공연되며 화제를 일으켰던 청소년 연극으로 공개 오디션을 통해 모집한 젊은 배우들과 함께 세 번째로 공연에 나서고 있다. 입시 문제와 어른 되기, 우정, 이성 문제 등 청소년들이 직면할 수 있는 고민들을 사실적이고 날카로운 풍자로 그려냈다는 평이다. 대학입시가 목표인 기숙학교를 무대로 기성 세대가 미처 보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정서를 그들의 입장에서 그려 낸 점이 돋보인다. 반마다 꼭 있게 마련인 개성 강한 친구들과 괴팍스러운 선생님, 그들만의 은어 등이 어우러져 웃음을 주지만 짓눌린 현실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잊지 않는다. 또 밥그릇, 쓰레기통, 물통을 사용한 신명 나는 사물놀이 무대가 어우러진다. 98년 초연 당시엔 서울 경인지역 200여 학교의 단체관람을 중심으로 석 달 간 1만5,000여명의 학생들이 관람했고 99년도엔 약 40일간의 공연기간 동안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1만 여명의 젊은 관객들이 다녀가는 등 관람객 수가 3만명을 헤아린다. 공연을 기획한 극단 아리랑측은 이 연극을 고정 레퍼토리로 정착시켜 10년 목표로 매년 공연에 나설 방침이다. 물론 매회 공모한 청소년들의 사연을 곁들여 새로움과 현장감을 곁들인다는 계획이다. 8월26일까지, 평일 오후4시 주말 오후3시6시, 소극장 아리랑, (02)741-5332 ◇청소년 오페라 '사랑내기' 모차르트 오페라 '코지 판 투테(여자는 다 그래)'를 현대적 시각으로 번안한 오페라다. 등장인물은 총 6인으로 대부분 이 솔리스티 소속의 전문 성악도들이다. 오페라의 규모와 무대, 등장인물을 축소하고 현대 의상에 듣기 쉬운 한국어로 노래하는 등 새롭게 번안, 부담 없이 볼만한 오페라로 만들어냈다. 성악가들의 연기와 무대 구성도 안정된 편으로 노래하는 연극 한 편을 보는 듯 하다. 원 무대인 18세기 이탈리아가 21세기 대학생 두 쌍이 떠난 동남아 휴양지로 바뀌었지만 남녀관계를 둘러싼 원작의 코믹한 내용이나 음악적 뉘앙스가 살아있다. 엇갈리는 쌍쌍에게 매번 동일한 색채의 의상을 입혀 친밀도를 높이고 핸드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는 장면을 삽입하는 등 다소 멀게 느껴지는 오페라를 가깝게 하려 한 의도가 돋보인다. 청소년 층이 아니어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네 팀이 번갈아 출연한다. 사용되는 악기가 피아노 한 대지만 쓸쓸하지 않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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