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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이후 고용의 질 악화”

● 인크루트 1,627명 설문<br>직장인 90%가 “업무량 늘고 영역 넓어져”<br>스트레스·불안감 커져 “사기 진작책 절실”


기업들이 인력 구조조정을 한 후에 직장인들은 노동강도가 세지고 고용의 질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구조조정 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들 가운데 상당수가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ㆍ인사포털 인크루트는 직장인 1,62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IMF 위기 이후 회사에서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했다고 답한 직장인이 62.9%(1,024명), 이 가운데 구조조정으로 업무량이 늘어났다는 응답은 89.5%(916명)를 차지했다고 31일 밝혔다. 구조조정 이후 업무량이 늘어났다고 답한 직장인 916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54.4%는 종전에 2명이 하던 일을 혼자서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명이 하던 일을 2명이 나눠서 한다는 직장인도 30.6%였으며 4명이 하던 일을 3명이 한다는 답변은 9.4%였다. 또 구조조정 기업 직장인 가운데 85.6%(877명)는 업무영역이 확대됐다고 답변했다. 인원은 줄어든 반면 늘어난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하루평균 근무시간이 2~3시간 늘어난 직장인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2시간 늘어났다는 직장인이 37.1%(340명)에 달했으며 3시간 늘었다는 직장인도 30.6%(280명)로 조사됐다. 구조조정을 경험한 직장인 중에서 하루 업무시간이 12시간이라고 응답한 직장인이 24.0%로 가장 많았다. 10시간(23.0%) 내지 11시간(15.0%) 근무한다는 직장인이 뒤를 이었으며 9시간(10.4%), 13시간(9.8%), 14시간(7.6%) 등의 순이었다. 주5일 근무를 한다고 가정해도 법정 근무시간인 40시간을 넘어 50시간 이상 근무하는 직장인이 10명 가운데 8명 꼴이었다. 업무량과 근무시간 증가뿐 아니라 휴식시간도 짧아져 노동강도는 더욱 높아졌다. 구조조정 실시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 가운데 휴식시간이나 휴식횟수가 줄어들었다는 직장인이 75.6%(774명)에 달했다. 실제로 휴식시간이나 휴식 횟수가 줄어든 이유에 대해 69.5%(538명)가 업무량 증가로 틈이 나지 않기 때문을 꼽았으며 회사 분위기상 눈치가 보여서라는 답변도 30.5%(236명)나 됐다. 직장인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도 높아져 조사대상의 94.7%(970명)가 구조조정 이후 스트레스가 늘어났다고 답했다. 스트레스 원인으로는 절반이 넘는 55.3%가 주어지는 업무량이 소화할 수 있는 양을 초과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적에 대한 부담감(23.9%)과 감원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17.1%) 등도 주요한 원인으로 꼽혔다. 이들은 높은 노동강도와 스트레스, 불안감 등으로 인해 앞으로의 방향을 잡지 못해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가 이어지는 ‘직장인 사춘기 증후군’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기업들이 업무효율 향상을 위해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으나 불안감과 업무량 증가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며 “구조조정 효과를 제대로 얻으려면 직원들의 사기 진작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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