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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旬의 세월 뛰어넘은 예술열정

미국 현대무용의 거장 머스 커닝햄이 20년만에 한국을 찾는다. 한국 연극의 산 증인 백성희씨의 자전극이 후배 연극인들과 함께 올려진다. 이달 중 순 하루차이로 같은 날 공연될 이들의 무대는 커닝햄이 올해로 85세, 백성 희씨가 80세. 모두가 20세기와 21세기 세계무대와 아시아무대의 문화 현장 중심에 섰던 주인공들이다. 외골수로 한길을 걸었던 이들의 무대는 인기에 영합하는 요 즘의 문화형태를 반성케 한다. 이들의 노익장무대를 소개한다. ■ 배우 백성희 자전극'길' = 한국 연극사에 뚜렷이 자기 이름을 새긴 배우 백성희. 소학교 시절 외삼촌이 들고온 소녀 가극단 팸플릿 속의 소녀 배우(실은 여장을 한 소년배우였다) 사진 한장으로 배우의 꿈을 키운 그녀는 43년 동덕여고(5년제) 4학년 당시 빅타무용연구소에 들어가며 연극 인생을 시작했다. 그리고 60년의 세월이 흘렀다. 여성으로서 홀로 외로이 무대를 지켜온 그가 수없이 많은 여인의 삶을 대신 살아왔던 자신의 연극의 주인공들과 다시 만나는 자리를 후배 연기자와 연출자와 만들었다. 극단 서울과 한국연극협회 공동주최의 '길'이 그것으로 14일부터 18일까지 서울 대학로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에 올린다. 백성희씨는 "참 오래했구나는 생각과 함께 얼마나 잘 해왔나 하는 등 만감 이 교차한다. 이번 공연은 60년 자화자찬하는 기념극이 아니다. 외길 속의 외길을 살아오면서 쌓아온 고정팬에게 감사의 무대로 올리는 것이다. 연극 이 좋아 연극에 몰두해 남편마저 놓아버리기까지, 그리고 늘 알찬연극을 하자는 소신에 흔들림없이 이제까지 온 것을 보여주는 무대로 연극후배들이 많이 와서 봐줬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고 말했다. 연극'길'은 30대 초반의 여배우 지망생과 백승희씨의 대화로 시작된다. 극 중극의 다양한 이야기와 그녀의 기억속에 영원히 살아있는 자신의 과거의인물로 들어가는 변화를 이끌어 낸다. 무대는 당시 세트 제작을 재현함은물론 거기에 현대적인 영상기법까지 동원한다. 이 작품에서는 백성희씨가 그동안 출연했던 작품 중 '메디아' '뇌우' '달집' '베니스의 상인' '갈매기' 등 5편의 연극을 극중극으로 선보인다. 그연극속의 여자들의 이야기와 노배우 자신의 삶의 궤적이 '메타연극'(연극에 대한 연극) 형식으로 짜인다. 무대 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꿈꾸다 가정과 남편을 위해 무대를 떠나야 했던 어느 여배우, 남편에게 버림받은뒤 분노에 못이겨 아이를 죽인 비정한 여자, 그리고 연극에 빠져 남편을 놓아버린 그 자신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엮어진다. 국립극단을 거친 모든 배우들 권성덕, 손숙, 오영수, 장두이 등의 모든 출 연진이 나온다. 여기에 동아 연극상을 수상하고 그동안 미국에서 한국 연극 발전을 위해 애써온 김혜련씨가 연출을, 국립극단 예술감독 이윤택씨가 극본을 썼다. ■ 머스 커닝햄 in Seoul = 지난 1984년 음악동반자 존 케이지와 함께 한국을 찾았던 현대무용의 거장 머스 커닝햄이 20년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이번 내한의 음악 동반자는 록 음악의 대가 라디오 헤드와 시규어 로스다. 특히 그의 이번공연은 85세의 노구를 이끌고 오는 것이라 한국에서 갖는 마지막 공연이 될 것으로 알려져 한국 무용계 뿐 아니라 모든 예술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머스 커닝햄은 15일에서 17일(15, 17일 오후6시, 16일 오후8시)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자신이 설립한 ‘머스 커닝햄 댄스 컴퍼니’의 창립 50주년(2003년) 기념작 ‘Split Sides’와 1992년 타계한 평생의 예술적 동반자존 케이지에게 헌정하는 작품 ‘Ground Level Overlay’(1995년), 그리고아름답고 신비로운 시적인 이미지가 담긴 ‘Pound Way’작품을 선사한다. 지난해 초연된 작품‘Split Sides’는 젊은 록 그룹이 80세를 넘은 머스 커닝햄과 함께 작업을 했다는 이유만으로도 평단에 놀라움을 줬다.라디오 헤드는 특유의 몽환적이고 실험적인 음악으로 한국에도 수많은 팬들을갖고 있다. 아이슬랜드가 자랑하는 밴드 시규어 로스는 ‘Split Sides’ 에서 담당한 음악을 위해 새로운 창작곡을 연주하였다. 시규어 로스는 그때의 연주를 ‘바 바 티 키 디 두’라는 스페셜 싱글 앨범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국내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마사 그레이엄의 수제자였던 머스 커닝햄은 현대무용의 개념을 혁신한 20세기 세계 무용계의 대표적 인물이다. 인간의 심리나 내면세계를 묘사하는 전통을 거부하고 동작을 탐구하며 무용의 형식미를 파고들었다. 음악과 미 술, 디자인 등 다른 장르와의 적극적인 혼합을 시도하며 신체언어가 주는순수표현력의 폭을 확대시켰다. 따라서 포스트 모던 무용을 언급할 때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는 커닝햄은무용 역사상 가장 영향력있고 중요한 인물중의 한 사람이며, 한국의 낳은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과 45년간의 우정을 통해 많은 공동작품을 발표했다. 그의 혼합적, 다매체적인 현대문화의 수용은 무용의 한계적상황을 극복시켰다.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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