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거시지표 빨간불, 하반기경제도 '살얼음판'

고유가에 소비심리 침체·수출둔화까지 겹쳐<br>경기 부양책 쏟아내지만 특효약 없어 더 고민

하반기 내수회복을 기대하던 한국경제가 암초에 걸렸다. 회복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던 소비와 설비투자가 풀리지 못한 규제와 맥 빠진 심리로 제 구실을 못하고 사상 초유의 고유가 행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엄습한 불안감은 모든 거시경제 지표에서 고스란히 묻어 나온다. 기름값이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수출기업들의 힘을 빼고 소비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 올해 1ㆍ4분기 당시 배럴당 45달러선을 유지하던 두바이유가 지난달 50달러를 넘어서더니 이달 들어 55달러선에 육박했다. 하반기 유가 전망은 더 암울하다.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빡빡한 수급상황이 지속되면서 하반기 평균 유가는 55달러를 넘어 자칫 60달러까지 초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준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성장률이 하반기 3.5% 이상에 달하거나 이라크 테러, 태풍 등의 돌발사태가 발생한다면 두바이유 기준으로 60달러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유가를 상쇄해준 환율조차 최근 달러강세 현상으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설비투자 및 소비 회복세도 거북이걸음이다. 그나마 지난 5월부터 소비(도소매판매)가 조금씩 증가율을 보이지만 기대에는 못 미치는데다 기업들의 투자가 여전히 제자리다. 투자하고 싶다는 기업들도 수도권 공장증설 규제로 나서지 못하지만 정부는 “12월까지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간신히 두자릿수 증가율을 지킨 수출도 이달을 기점으로 ‘한자릿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불안감은 소비자들의 심리에서 더욱 드러난다. 6개월 뒤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가 지난달 95.4를 기록,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92.2)뿐만 아니라 생활형편에 대한 기대지수(97.8), 가구ㆍ가전제품ㆍ승용차 등 내구소비재 구매지출기대지수(87.6), 외식ㆍ오락문화생활 관련 소비지출기대지수(88.7) 등이 기준치인 100을 못 넘겼다. “경제는 심리”라는 교훈이 뼈아프게 다가오는 상황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추세를 분석하면 소비자기대지수가 한번 100 이하로 떨어지면 회복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지난해 소비와 투자가 모두 마이너스였음을 감안하면 올해는 소비지표가 10% 이상 상승해야 실질적인 회복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10% 소비회복은 현재로서는 ‘꿈의 숫자’다. 하반기 경기회복의 ‘구원투수’로 떠올랐던 BTL 등 민자사업조차 중소 건설업체의 반발 등으로 정치권에서 “새 판이 필요하다”고 딴죽을 걸고 나오는 등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들의 힘도 빠지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성장률 목표를 4%로 낮춘 정부는 아직까지 희망을 버리기는 이르다고 강조한다. 조원동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4%는 정부가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하다고 생각해 고민 끝에 정한 수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올 성장률 4%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 하반기 5% 이상의 성장을 해야 한다. 공기업ㆍ기금 등의 일부 투자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대외여건마저 불안해 이조차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