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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도 경쟁력이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농사나 짓는다』는 말이 있었다. 이일 저일 해보다가 이것도 저것도 안되면 농사나 지으면서 산다는 얘기다. 그만큼 농사는 별다른 기술이나 능력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농사는 속된 말로 몸으로 떼우는 일이 대부분이었고 소득이 별반 높지 않아도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게 됐다.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세계화가 되면서 외국의 농산물이 봇물처럼 밀려 들어오고 있다. 이제 세계의 농산물과 경쟁이 불가피해졌고 경쟁력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 됐다. 그런데 우리농업의 구조상 값싼 외국의 농산물과 견주어 절대적인 가격우위를 차지하는 일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영세한 농지규모, 노령화된 인력 등 무엇하나 유리한 것이 없다. 그렇다고 무작정 농업을 포기할 수 만도 없는 일이다. 농업이 갖고 있는 국민 경제적 기여도 외에 사회적·환경적 측면에서의 기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수요 탄력성이 극히 작은 식량의 경우 비상시에는 언제나 경제적 무기로 활용될 수 있다. 과거 냉전체제하에서 구 소련의 곡창지대였던 흑해연안의 풍흉에 따라 美·蘇 간의 협상내용이 달라졌던 것은 대표적인 예다. 20세기 석유가 가장 큰 경제적 무기였다면 21세기는 식량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농업은 어떠한 경우든 꼭 지켜야 할 생명산업이다. 그러나 문제는 경쟁력이 없으면 우리의 생명산업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신기술도입이 우선 고려될 수 있다. 신품종개발, 기계화 등 최대한 생산비를 줄이면서 수확량을 늘려 나가는데 필요한 기술도입이다. 이와함께 품질의 고급화를 통해 비싼값으로 시장에 내다 파는 것도 농산물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다. 며칠전 한 농업인을 만나 1년 소득을 물어보니 수박농사만 지어서도 2억1,000만원을 벌었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농사로 그많은 소득을 거두는 요령을 물었더니 매일 새벽 TV의 농촌 정보프로그램을 꼬박꼬박 보며 농산물 유통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농한기엔 농업인기술교육에 참석한다고 했다. 기술도 익히고 정보도 알고 있으니 성공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기술과 정보력이 농업에서도 살아 남기 위한 금과옥조가 된 것이다. 우리 농업인들도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를 잘알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농민들이 갖고 있던 보수적인 의식을 과감히 떨처버리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적극적인 자세만 가져 준다면 우리 농사도 경쟁력이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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