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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이헌재, 5년전과 지금

지난 98년 9월 명동성당.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이 이곳의 농성장을 찾았다. 사상초유의 9개 은행 인원감축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한창이던 무렵 이다. 이 위원장은 직장을 잃은 성난 은행 직원들로부터 뒤통수를 가격당하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구조조정을 밀고 나갔다. 2004년 4월. ‘돌아온 이헌재’는 여전한 것 같다. 정면돌파와 파격적 발언이 예전과 같다. 이전과 같은 카리스마도 느껴진다. 금감위원장과 재정경제부 장관 시절의 이헌재와 경제부총리로서 이헌재를 둘러싼 환경에도 공통점이 나온다. 역경의 한 가운데 있다는 점이다. 외환위기를 맞은 소수 정권이 각료였던 것처럼 최근에는 탄핵으로 그나마 권한도 약해진 소수정권의 경제부총리를 지낸 점이 그렇다. 그런데도 그는 당당하다. ‘이헌재카리스마는 역경에서 나온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출입기자로서 5년 만에 다시 대하는 이헌재 부총리가 ‘경제 현상에 대한치열한 자기고민과 시장경제를 지키기 위한 냉철한 집념’을 지닌 관료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이 반갑다. 한국경제를 알리기 위해 외국인을 설득하는 그의 모습에서 애국심이 읽혀진다. 그러나 최근 이 부총리의 언행을 보면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머리를 맴돈다. 정치적 색채가 짙어졌다는 평가가 적지않다. 국가 기업설명회(IR)를 위해 방문한 런던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오는 5월 아시아개 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탄핵이 기각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 고 있다”고 말했다. 총선 직전 탄핵과 관련된 ‘준비된 돌출 발언’으로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던 게 불과 얼마 전이다. ‘용병술의 달인’이 펼치는 인사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이른바 ‘이치(李治)’로 표현되는 이 부총리의 최근 인사 행적은 코드 인사로 비판을 받 았던 노대통령의 초창기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 부총리는 국내보다도 외국에서 더 잘 통하는 인물이다. 외신기자 회견에서 영어를 사용했던 다른 장관들과 달리 한국어 인터뷰를 고집해도 외국 언론은 그를 어떤 장관보다 비중 있게 다룬다. 구조조정의 산증인이며 국제금융계의 이목을 한 몸에 받는 이 부총리가 일각의 지적대로 정치적 화법과 이데올로기에 함몰돼가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 온갖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도 표표히 원칙을 지켜가는 ‘경제인 이헌재’를 다시 한번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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