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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빠진 증시… 우선주만 판친다


유럽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로 국내 증시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우선주들이 이상 급등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증시가 불안해질 때마다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으로 진단하고 단기 주가 흐름만 보고 추종매수에 나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우선주들이 대거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한 21개사 가운데 17개 종목이 우선주였다. 아남전자 우선주(15.00%)를 비롯해 동양 우선주(14.99%), 성신양회3우B(14.95%), LS네트웍스 우선주(14.90%), SH에너지화학 우선주(14.89%) 등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이들 우선주는 이 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3.44%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줄곧 강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3.40포인트(0.18%) 내린 1,913.73으로 장을 마감하며 나흘 연속 하락했다. 지난 1월 1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거래량도 3억9,197만주로 전 거래일(5억3,593만주)보다 1억4,396만주 줄었다.

전문가들은 우선주 급등 흐름이 증시 불안 때마다 나타나는 단기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갈 곳 잃은 자금이 일시적으로 몰렸을 뿐 추세적 상승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우선주의 급등은 이른바 학습효과에 따른 것”이라며 “증시가 크게 출렁이자 우선주를 틈새시장으로 여긴 유동자금이 일시에 몰렸을 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지금껏 증시가 불안할 때에는 갈 곳 잃은 자금이 우선주 등에 쏠리는 경향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다만 배당주는 보통주에 비해 배당을 더 받는다는 점 이외에는 주가가 급등할 요인이 없는 만큼 일부 특정 세력에 의한 주가 왜곡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몇몇 우선주의 경우 거래량이 수백 주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특정세력에 의한 인위적인 주가 끌어올리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대창 우선주의 경우 이날 상한가로 직행했으나 거래량은 140주에 불과했다. 한신공영 우선주(293주)와 보해양조 우선주(288주), 수산중공업 우선주(98주), 대구백화점 우선주(439주) 등도 거래량이 수십에서 수백 주에 머물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앞서 일부 세력이 우선주를 이용해 부당 차익을 챙기다가 금융당국에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며 “수 백주의 거래량으로 상한가를 간다는 것은 그 자체가 주식으로서의 환급성이 결여됐다고 볼 수도 있는 만큼 자칫 추종매수에 나섰다가는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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