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윤윤수의 경영미학] 11. 패션없는 문화강국은 없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항상 파악해 두었다가 소비자의 입맛이 변하면 거기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 팔 준비를 해야 한다. 내 것만 고집해서는 안된다. 이것이 유연성과 변신이다.물위에 떠내려가는 나뭇잎은 물결을 따라 흐르게 마련이다. 그런 세계적인 흐름에 몸을 맡기고 그 속에서 자기 것을 찾아내는 것이 패션이다. 바로 FILA의 생존 방식이다. 「패션은 문화」다. 고도의 문화적 축적과 배경없이는 멋진 패션이 탄생할 수 없다. 문화는 물과 마찬가지로 질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패션도 그렇다. 패션하면 이탈리아가 연상될 정도로 이탈리아 패션이 유독 발달한 이유가 있다. 이탈리아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문화 유산을 갖고있다. 로마와 르네상스의 찬란한 문화가 그것이다. 미켈란젤로와 레오날도다빈치 같은 천재들이 쌓아 놓은 미적 감각이 현재에까지 와서 이탈리아 패션의 기반이 됐다. 패션의 기본은 창의력이다. 창의력은 모방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이탈리아는 조상들이 물려준 문화유산을 어린시절부터 보고 배우며 흉내내는 과정에서 세계적인 패션브랜드를 창조해 왔다. 한국의 패션도 최근에 눈부신 발전을 했다. 독자적인 브랜드 창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패션 자체는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 세계를 이끌어 갈 만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안고 있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FILA제품의 디자인을 이탈리아에서 한 것으로 소비자들은 대개 짐작한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99%를 한국에서 만들어 낸다. 처음에는 본사나 FILA USA의 디자인에 많이 의존했지만 지금은 참고만 할뿐이다. 오히려 요즘은 거꾸로 FILA코리아가 디자인 한 제품을 외국이 가져가고 있다. 본사가 우리 것을 채택하여 전 세계에 뿌린 사례는 많지 않지만, 아시아 지역에서는 우리가 디자인 한 제품이 인기가 높다. 특히 일본과 홍콩,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은 본사에서 개발한 것보다 FILA코리아의 디자이너 작품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직접 우리 제품을 많이 사간다. 아시아 사람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처럼 외국브랜드를 그대로 따라하는 단계는 지났다. 오히려 FILA라는 외국브랜드를 들여와 우리 것으로 소화해 수출로 연결시키고 있다. 앞으로 세상은 점점 복잡해지고 변화를 계속할 것이다. 이 속에서 사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한다. 어떤 것도 오래 좋아하지 않고 금방 싫증을 느낀다. 이런 속에서 패션은 기본적으로 소비자의 흐름을 짚어내는 문화산업이다. 패션산업이 잘 되면 다른 산업도 자동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산업 전체가 소비자의 변화에 따라 가도록 하는데 패션산업이라는 문화산업이 선두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대기업들도 패션산업에 대한 시각을 넓고 깊이 해야 한다. 문화 강국으로의 노력이 절실하다. 패션산업 자체도 무한한 가능성이 있지만, 다른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탈리아나 프랑스가 패션산업에서만 선진국이 아닌 이유도 여기에 있다./FILA코리아사장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