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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미국 제외 특허소송 철회] 이재용의 힘

팀 쿡 애플 CEO와 담판… 3년 끈 소모전에 마침표

후계 입지 더 단단해져

'이재용 부회장의 힘(?)'

3년여를 끌어온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전쟁이 종전(終戰) 분위기로 접어들면서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이 미국 현지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소송 취하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직접 만나 이번 소송 취하를 최종 결정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중저가폰을 앞세운 중국 업체의 공세에 밀려 고전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애플과의 화해 분위기를 주도했다면 앞으로 그룹 후계자로서의 위상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미국 시애틀로 출국해 아직까지 현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7일부터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앨런앤코 미디어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귀국한 지 2주일 만에 다시 미국 출장길에 올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 부회장의 출국 시점이 애플이 삼성전자와의 1차 소송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미국 내 제품 판매금지 조치에 대한 항소를 취하한 직후여서 쿡 CEO와 만나 특허소송 등 현안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내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다. 이 부회장과 쿡 CEO는 선밸리 컨퍼런스에서도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양사의 관계개선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 간 소송이 갖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양사 고위임원이나 실무진 단계에서 소송 철회를 위한 합의가 이뤄진 후 이 부회장과 쿡 CEO 등 최고위층이 직접 만나 최종 합의를 도출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번 소송 취하와 이 부회장의 연관성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1차 소송의 배상금 규모만도 9억3,000만달러에 이르는데다 소송비용까지 포함하면 애플과의 특허전에서 질 경우 삼성전자는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게 된다. 매년 특허소송을 위해 수천억원에 이르는 충당금을 적립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실적둔화를 겪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엄청난 리스크인 셈이다. 더구나 이건희 회장마저 와병 중인 상황이다.



이런 위기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애플과의 소송전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그룹 후계자로서의 입지가 더욱 탄탄해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이 지난 5월 급성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한 후 삼성전자 각 사업부별 임원들과 만남의 자리를 갖고 실적 만회를 독려하는가 하면 계열사 임원 수시인사도 직접 보고 받고 결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때 삼성을 대표해 참석하는 등 사실상 그룹 총수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부회장이 그동안 쌓아온 글로벌 인맥이 이번 애플과의 특허소송뿐 아니라 향후 삼성의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2002년부터 선밸리 컨퍼런스에 꾸준히 참석하면서 글로벌 기업 CEO들과 인맥을 쌓아온 이 부회장은 '중국판 다보스포럼'인 보아오포럼의 이사도 맡고 있다. 미국의 주요 기업 CEO들이 모여 정보를 교류하는 비공개 모임인 비즈니스카운슬 회원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이 글로벌 기업 CEO들과 다져온 친분이 특허전쟁에서 타협점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최근 특허 로열티를 제때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해 삼성전자도 맞소송을 불사한다는 입장이지만 이 부회장과 빌 게이츠 MS 창업자 간의 오랜 친분을 감안할 때 양사가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과의 특허소송을 합의로 마무리할 경우 삼성전자를 둘러싼 주요 리스크 중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어서 이 부회장의 역할이 주목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 회장의 입원으로 사실상 삼성을 이끌고 있는 이 부회장의 리더십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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