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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욱(사진)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은 3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매각과 관련, "수의계약 방식의 매각은 어렵다"고 밝혔다. KAI를 재입찰에 부쳐도 유효경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매각 작업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이다. 산은금융지주 민영화에 대해서는 "올해에는 어려울 것 같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진 사장은 3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수의계약을 하면 (각종 특혜시비 등) 말이 나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KAI를 재입찰에 부치면 수의계약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고 재입찰을 하지 않으면 해외 투자가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어 난감하다"면서도 "주주협의회에서 결정할 문제지만 재입찰을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현행 국가계약법은 국유재산 매각시 공개입찰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두 차례의 공개입찰에서 유효경쟁이 성립하지 않을 경우에만 수의계약을 허용하고 있다. 공사는 지난주 1차 KAI 입찰을 실시했으나 대한항공 한 곳만 입찰에 참여해 결국 유찰됐다.
'정권 말기에 정부가 KAI 민영화를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진 사장은 "KAI매각은 다른 공공기관 민영화와 다르다. KAI는 원래 민간회사였고 주주구성도 민간 지분이 더 많아 현재도 민영화된 것과 마찬가지"라며 "단지 지배주주를 찾아주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산은 민영화와 관련해서는 "정기국회에서 산은이 발행한 외화표시채권에 정부 지급보증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야당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고 여당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 이번 국회에서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공사가 보유한 산은금융지주 주식의 농협 현물출자에 대해서도 "산은 기업공개(IPO))가 안되면 출자도 할 수 없다"며 "공사가 농협에 출자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닌데다 반드시 유동성 있는 주식을 출자해달라는 농협의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에서 상장사인 기업은행 주식을 출자하라는 요구가 있는데 기업은행 주식은 현금과 마찬가지여서 출자할 수 없다"며 "산은지주 주식 출자가 어렵다면 정부가 현금으로 출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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