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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걸 묻는다면 답은 ‘당연히’ 애니메이션이다. TV로 만화만 본다고 혼내던 부모라면 자녀들에게 극장의 새로운 체험을 안겨주는 것도 괜찮을 듯. 부모들도 어린 시절 ‘로보트 태권V’ ‘우뢰매’ 등을 보며 동심을 키워가지 않았던가. 지난 겨울방학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인크레더블’로 미ㆍ일 애니메이션의 한판승부가 펼쳐졌다면 올해는 전통의 명가 디즈니와 신흥 명문 드림웍스의 대결이 볼 만하다. 두 회사 모두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으로 아이들을 사로잡을 준비를 끝마쳤다. 여기에 ‘아이스 에이지’를 만들었던 20세기 폭스사의 ‘로봇’과 국산 애니 ‘그리스 로마신화 – 올림포스 가디언’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매년 그래왔지만 올해 역시 할리우드에서 날아온 3편의 애니메이션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올 여름 애니메이션의 포문은 14일 개봉하는 ‘마다가스카’가 연다. 뉴욕 센트럴파크 동물원의 사자와 얼룩말, 하마가 야생을 그리워하다 우연히 아프리카 마다가스카섬 정글에 떨어져 벌어지는 헤프닝을 그린 작품. 78분이라는 짧은 러닝 타임동안 정신없이 펼쳐지는 동물들의 과장된 움직임이 산만한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3D 기법으로 구현한 캐릭터와 배경의 사실적인 묘사가 애니메이션 기술의 진보를 알린다. 하지만 드림웍스가 ‘슈렉’에서 보여줬던 특유의 날카로운 풍자의식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어른들에겐 다소 지루할 듯. 영화배우 송강호가 우리말 더빙판에서 주인공 사자 ‘알렉스’의 목소리 연기를 멋지게 소화했다. 22일 개봉하는 ‘발리언트’는 올해 디즈니가 내세운 야심찬 애니메이션 신작. 90년대 ‘인어공주’ ‘라이온 킹’ 등으로 애니메이션 르네상스를 알렸던 디즈니로서는 지난 수년간 침체된 자사 애니메이션의 부활을 기대하는 작품. 메신저 특공대에 들어가기 위해 지옥 훈련을 견뎌내는 비둘기 ‘발리언트’의 모험기를 담았다. 90년대 디즈니 전성시대를 살리기엔 다소 힘이 약하긴 하다. 자막판에선 할리우드 스타 이완 맥그리거가, 더빙판에선 박해일이 각각 주인공 ‘발리언트’의 목소리를 맡았다. ‘아이스 에이지’로 픽사와 드림웍스의 3D 경연장에 도전장을 냈던 20세기폭스사는 올해 두번째 장편애니 ‘로봇’으로 28일 관객들과 만난다. 제작비 7,500만달러가 투입된 영화는 인간이 없는 로봇들만의 가상 세계를 담아낸다. 인간들만이 공유할 법한 지루한 일상 세계와 빈부 격차가 로봇 세계에도 존재한다. 발명왕을 꿈꾸는 로봇 ‘로드니’가 악당에 맞서 로봇세계를 지키기 위해 모험에 나선다는 내용이다. 이 밖에도 그리스 로마 신화를 원작으로 재미도 얻고 교육효과도 볼 수 있는 ‘올림포스 가디언’과 지난해 서울 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SICAF)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왕후 심청’이 8월에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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