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에서 쓰는 이모티콘이 소통수단을 넘어 비즈니스로 발전하고 있다. 휴대폰을 벗어나 이모티콘을 활용한 인형·수첩·제과·애니메이션 등으로 확대 재생산되면서 또 다른 콘텐츠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메신저 이모티콘은 국내에서 시작돼 이제 페이스북 등 해외 정보기술(IT) 기업이 벤치마킹하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라인의 경우 올 2·4분기 매출 1,830억원 가운데 20%인 365억원이 이모티콘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역시 전체 매출 4,500억원 가운데 20%가량인 900억원이 이모티콘 매출이다.
카카오톡의 경우 이모티콘 판매 등 콘텐츠 판매를 통해 거둬들이는 매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2.3%를 차지했다. 올 1·4분기에는 이 비중이 2.8%까지 늘었다. 대부분이 이모티콘 판매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은 모바일 의사소통 형태가 문자에서 이모티콘 등 비언어 소통방식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70.7%가 '앞으로 모바일 이모티콘 사용자가 늘 것'이라고 답했다. 또 유료 이모티콘을 구입하는 이유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고 싶어서(67.8%)'를 꼽기도 했다.
이모티콘은 이미 오프라인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모두 관련 오프라인 매장을 가지고 있다.
카카오는 서울과 부산에 각각 2곳, 대구 1곳에 오프라인 매장이 있다. 라인의 스티커 상품을 파는 서울 명동 매장은 일주일 평균 1억원가량의 매출이 발생한다. 카카오는 지난 7월 삼립식품과 손잡고 빵 제품도 출시했다. 만화영화도 제작한다. 네이버는 라인 스티커 캐릭터를 이용한 애니메이션 '라인타운'을 만들어 국내와 일본에 방영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모티콘의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사소한 오해로 해당 국가 주민의 반감을 사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22일 라인은 태국서 '부처 스티커' 판매를 중단했다. 이유는 스티커에 나온 부처 캐릭터가 우스꽝스럽다는 이유였다. 이 때문에 태국 불교 단체가 거세게 항의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라인의 경우 이슬람 국가의 라마단 기간에는 이를 겨냥한 한정 이모티콘을 팔고 있다.
돈 될 것 같지 않았던 이모티콘이 비즈니스로 발전하면서 글로벌 메신저 업계도 국내 메신저 따라 하기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페이스북 메신저의 경우 뒤늦게 이모티콘 열풍에 동참했다. 2013년 7월 페이스북 메신저 내 스티커를 도입한 것이다.
이모티콘이 비즈니스화되면서 네이버의 경우 이용자가 이모티콘을 만들어 거래할 수 있는 '라인 크리에이터스 마켓'을 최근 출범시키는 등 이모티콘의 비즈니스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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