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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탄저균 확산 사실상 테러 규정

유명언론·기업대상 치밀한 사전계획 흔적지난 4일 플로리다에서 25년 만에 탄저병 사망자가 나온 뒤 자연 발병과 테러 가능성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던 미국이 최근의 탄저균 확산을 사실상의 바이오 테러로 규정, 대(對) 테러전 전개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 같은 바이오 테러의 배후로 오사마 빈 라덴을 지목, 이슬람권과의 갈등에 새로운 불씨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치밀한 계획에 의한 테러 흔적 역력 테러 전문가들은 이번 탄저균 사태가 지난달 11일 뉴욕과 워싱턴에서 발생한 항공기 테러의 연장 선상에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치밀한 계획에 의한 테러의 흔적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물론 탄저병 발병 직후부터 테러 가능성에 대한 의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탄저균 우편물이 출판사인 아메리칸 미디어(AMI)와 NBC방송, ABC방송, 뉴욕 타임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자회사인 MS 라이선싱 등 대중매체와 유명기업에 집중되면서 선전효과의 극대화를 노린 테러라는 의혹이 자연스럽게 도출됐다. 즉 9.11 테러 대상인 세계무역센터와 펜타곤이 미국 군사력과 경제력을 상징한다면 언론사와 MS 자회사 등은 서방과 유대인 시각을 반영하는 미국 언론 및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미국 기업을 상징하고 있어 다분히 연속 테러의 대상이 됐을 것이란 얘기다. 특히 이 같은 의혹은 15일 톰 대슐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등 유명 정치인 사무실에서 탄저균으로 의심되는 우편물이 발견되면서 치밀한 계산에 따른 테라라는 확신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 ◆ 부시, 배후로 오사마 빈 라덴 지목 미국은 그 동안 빈 라덴이 치밀한 사전 계획에 따라 탄저균 테러를 감행하고 있다는 심증에도 불구하고 이를 공식화하지 못했다. 그러나 우편물에 의한 탄저균 테러 의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이에 따른 증거 역시 어렴풋이 감지되자 이번 사태를 사실상의 바이오 테러로 규정함과 동시에 배후를 공식 지목하는 등 과거와는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실제 부시 대통령은 15일 톰 대슐 민주당 원내총무 사무실에 탄저균 우편물이 배달됐음을 밝히면서 "나는 빈 라덴이 이런 일을 저지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빈 라덴의 연관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앞서 독일의 공영 ZDF 방송은 이날 이집트 경찰이 알 카에다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2명의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전하면서 이들은 체코를 통해 탄저병 포자가 든 유리병을 입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라크가 조직적으로 생산한 탄저균이 빈 라덴 및 알 카에다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 증거 제시 못하면 갈등 증폭 될 듯 현재 미국은 빈 라덴을 탄저균 테러의 배후로 지목하면서도 이를 입증하지 못해 딜레마에 빠져 있는 상태다. 특히 빈 라덴과 알 카에다가 과연 탄저균을 대량 배양할 능력이 있는지, 구(舊) 소련권이나 이슬람 국가에서 만든 탄저균을 구입 등의 방법으로 손에 넣었다 하더라도 이를 미국에서 살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일부 여론에도 확실한 반박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상태에서 빈 라덴이나 여타 이슬람권 국가(이라크)를 테러의 배후로 결론지을 경우 이슬람권의 엄청난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자칫 9.11 테러 이후의 상황을 이슬람권과 서방세계 의 대립 구도로 몰아 가고 있는 빈 라덴과 알 카에다의 의도에 말려 들어 이슬람권의 반미 감정에 불을 지르는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미국은 탄저균이라는 문제로 인해 테러와의 전쟁이 산넘어 산의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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