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오는 3월 고졸공채 500명, 채용전제형 인턴 700명 등 총 1,200명의 고졸 신입사원 채용을 시작으로 매년 고졸 채용인원을 늘려가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한화가 고졸공채를 실시하는 것은 그룹 출범 이후 처음이며 대기업의 고졸만을 대상으로 한 공채도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한화그룹의 고졸공채는 정부와 일부 공기업 및 금융기관의 '학력차별 철폐' 기류와 맞물려 산업계 전반에 학력차별 없는 고용문화 정착을 가속화하는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의 고졸공채는 3학년에 재학 중인 남녀학생 각각 250명, 채용전제형 인턴은 2학년에 재학 중인 남녀학생 각각 350명을 뽑는다. 채용 대상은 공업고ㆍ마이스터고ㆍ상업고ㆍ조리고 등의 고교생으로 서류전형과 한화인적성검사ㆍ면접 등을 거쳐 선발된다. 인턴은 2학년 여름방학 동안 그룹 입문교육과 인턴 프로그램을 이수한 뒤 2학년 겨울방학과 3학년 여름방학에 추가로 현장실습을 받게 된다.
고졸사원 채용의 기본방침은 고교 2학년을 대상으로 한 채용전제형 인턴 선발방식이 중심이 된다. 우수한 고교생을 조기에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하며 실질적인 관리를 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시행 첫해인 올해에 한해 3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고졸공채 선발과 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채용전제형 인턴 선발을 동시에 실시한다.
채용 대상도 다문화가정 및 기초생활수급자 자녀 등을 우대 선발함으로써 사회적 취약계층 배려를 통해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또 대졸사원 채용에 준하는 공채방식을 도입하고 온오프라인 홍보활동도 적극 전개하기로 했다.
특히 장학금 지급, 사내대학 운영, 학사학위 취득지원 등 고졸사원에 대한 육성지원책도 함께 강화한다. 또 입사 후 6년이 지나야 대졸 신입사원과 같은 직급으로 승격할 수 있었던 일반직 승격기간도 5년으로 줄이고 근무평가 우수자에 대한 특별승격도 확대하기로 했다.
김승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 내 직급ㆍ학력ㆍ성별ㆍ지역차별을 철폐하고 능력과 성과 중심의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며 "일류인력ㆍ일류문화ㆍ일류가치의 혁신을 주도할 선진 인사제도를 과감히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업계 최초로 사무ㆍ기술직 고졸 신입사원 110명을 선발했으며 STX조선해양도 지난해 처음으로 고졸 및 초대졸을 대상으로 관리직 공채를 실시했다. 롯데는 그동안 계열사별로 수시 채용하던 고졸사원을 지난해부터 그룹 차원의 공채로 전환해 뽑고 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5일 대한상공회의소 신년 하례식에서 "고졸사원을 뽑는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강조하며 "요즘 다행히 많은 기업들이 화답해줘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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