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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더기'로 상처를 치료한다

욕창·당뇨병성 족부궤양 등 치료에 효과적… 항생제 대체 가능성 제시

파리의 유충인 `구더기'가 욕창과 당뇨병성 족부궤양 등의 상처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임상결과가 나왔다. 바이오기업인 메디라바텍은 국내 처음으로 무균 배양에 성공한 구더기(무균 마고트)를 당뇨성 족부궤양과 화상, 황색포도상구균(MRSA) 등의 치료에 적용한 결과, 항생제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치료효과를 나타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임상은 강남베드로병원(13명)과 의정부 성베드로병원(5명), 한일병원(5명),구로성심병원(1명) 등에서 모두 2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임상결과는 이날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대한화상학회에 발표될 예정이다. 구더기를 이용한 상처 치료는 한번에 200여마리의 구더기를 염증이 생긴 상처부위(5×5㎝)에 올려 놓아 3~4일간 괴사하거나 손상된 조직을 먹게 하는 방식이다. 이런 식으로 최대 1개월 정도 치료를 받으면 상처 부위가 호전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구더기는 200마리가 들어있는 1병당 10만원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척추디스크 수술 후 MRSA에 감염돼 1년6개월여 간 치료를 받았으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던 윤모(55.여)씨의 경우 봉합수술을 하지 않았지만 구더기 치료 후 상처가 아물어 현재는 정상적 생활을 하고 있다. 또 교통사고로 오른쪽 발목 아래에 생긴 염증 때문에 괴사 위험이 있었던 소모(7)군의 경우도 구더기 시술을 8차례 받은 후 염증이 완전히 제거됐다는 게 회사측의설명이다. 회사측은 구더기가 방어 차원에서 자신에게 해를 입히는 병원균을 죽이기 위해 분비하는 특수 물질이 상처 내에 남아있는 병원균을 사멸시켜 상처가 빨리 아물도록 하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분석했다. 사실 의학용으로 구더기가 상처치료 등에 사용된 것은 역사가 길다. 200년전 나폴레옹 군대의 야전의들은 구더기의 상처치유력을 기록하고 있다. 1차대전과 미국의남 북전쟁에서도 구더기가 부상한 병사들의 상처치료에 이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구더기 치료는 1940년대 현대식 항생제가 개발되면서 사라졌다. 하지만 요즘에는 항생제 내성이 사회 문제가 되면서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임상시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 구더기 임상결과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경우 2004년 구더기와 거머리를 `의료장비'로 승인한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구더기를 이용한 임상시험이 FDA의 허가사항이지만 국내에서는 생물에 의한 치료기술에 대한 규제조항이 없어 아직까지는 의사들의 진료행위에 해당한다. 메디라바텍 김헌태 연구소장은 "구더기가 분비하는 물질의 성분을 규명하는 작업을 대학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 중"이라며 "이번 임상성과에 따라 기존 항생제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세계 항생제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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