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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오승훈 SK기술원 정밀화학연구팀 박사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2월 수상자로 선정된 SK기술원 정밀화학연구팀 오승훈(42) 박사는 국내 최초로 대규모 석유화학공장에 적용되는 촉매 개발과 상용화에 성공, 한국의 석유화학산업이 `생산`대국에서 `R&D`대국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석유화학은 석유에서 분리된 나프타를 원료로 열분해 또는 촉매를 이용해 합성섬유ㆍ플라스틱류ㆍ정밀소재ㆍ의약품중간체 등 우리가 사용하는 수많은 화학소재의 원료가 되는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산업이다.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사우디, 독일, 중국에 이어 6위의 생산대국이다. 그러나 석유화학산업의 핵심기술인 촉매와 공정기술은 미국과 유럽계 글로벌 메이저 기업들이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어 우리는 전량을 수입에 의존해오고 있다. 오 박사가 개발한 촉매 `ATA-11`은 저부가가치의 방향족 성분(C9방향족+톨루엔)을 합성섬유, 합성수지, 도료, 페인트의 원료로 쓰이는 고부가치의 기초유분 `자일렌(Xylene)`으로 전환시키는데 들어간다. 이 촉매는 기존의 외국산 촉매보다 적은 양을 사용하면서도 수율(원료대비 생산량)은 월등히 높고 처리량이 높아 생산량을 크게 증대시켰다. 또 촉매 재생주기가 6개월에서 4년이상으로 크게 늘어나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을 갖췄다. 특히 자일렌은 중국시장에서 합성섬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십 개에 달하는 기초유분 중 가장 인기를 끌어 촉매 역시 관심이 집중돼 왔다. SK는 지난 99년 이 촉매를 자체 공장에 과감히 도입한 결과, 생산성이 2배로 증가하면서 해마다 120억원가량의 추가 이익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2년 12월에는 엑슨모빌ㆍUOP 등 굴지의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을 따돌리고 타이완의 포모사에 이 촉매를 수출하는데 성공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세계 최대의 석유화학공장을 보유한 인도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에도 공급하는 쾌거를 이뤘다. 게다가 중국, 미국, 동남아 등의 대형 석유화학회사와 국내업체와도 활발한 판매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올해 기술판매 수입만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나아가 오 박사는 촉매기술의 국산화에 이어 공정기술 국산화에도 성공하는 개가를 올렸다. 석유화학 산업에며 매우 중요한 기초유분인 BTX(벤젠, 톨루엔, 자일렌)를 `설포레인(Sulfolane)`이라는 추출 공정을 거치지 않고 간단한 촉매 반응을 통해 생산하는 공정기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잉여 물질인 중질 방향족(C10+) 유분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증대시켰으며 BTX 생산량 증대로 연간 50억원가량의 추가이익을 남겼다. 이밖에 AIDS 치료제 중간 원료로 중요하게 사용되는 광학활성 물질인 DHIQ를 광학선택적 수소화기술로 생산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도 상업생산까지 성공리에 완료하는데 기여, 의약 중간체 제조의 발판도 구축했다. SK는 2000년부터 이 제품의 상업생산을 시작, 지난해 세계 거대 제약기업인 로슈에 공급했으며 올해부터는 연 1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이 제품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촉매를 이용해 의약 중간체를 개발했다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촉매 생산에서 제품 생산까지 자체 수행, 향후 고부가가치 의약 중간체 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촉매와 공정이란= 촉매란 화학반응에서 자신은 아무 반응이 일어나지 않으나 다른 물질의 반응을 촉진시키거나 지연시키는 물질이다. 공정이란 반응기에 화학물질과 촉매를 넣은 후 화학작용을 일으키게 한 후 분류기를 통해 원하는 물질을 걸러내는 시스템이다. 이 둘은 거대 장치산업인 석유화학산업의 핵심으로 미국과 유럽계 글로벌 메이저 기업들이 기술을 독점해 전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화학제품 생산 기업들은 위험 부담 때문에 좀처럼 촉매를 바꾸지 않아 시장을 파고들기가 쉽지 않다. [인터뷰] "세계최고 방향족 촉매 개발 도전" 오승훈 박사는 잇따른 촉매 기술 개발로 한국 석유산업의 R&D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에 대해 자신의 공적보다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SK가 연구소를 만들면서 현장에 중심을 둔 단계적이면서도 장기적인 연구시스템 구축 전략을 마련한 점, 영업직원과 제품 생산 직원, 연구원이 끊임없는 토론을 벌이는 MPR(MarketingㆍProductionㆍR&D)시스템이 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SK는 연구소 시스템 구축을 위해 설립 초기인 85~90년에는 도입기술 소화단계로 잡고 울산 공장에 연구소를 설립해 연구원들이 기술은 물론 공장 시스템을 익히도록 했으며, 90~95년의 기술 개선단계, 95년이후의 독자기술 개발단계로 잡으면서 연구원들이 생산 직원들과 항상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또 MPR 제도를 만들어 끊임없는 토론을 통해 조직의 벽을 없앤 것도 시장에 필요한 기술, 현장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게 자체 분석이다. 현장에서는 시스템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연구원들은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실증하는 3박자가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는 것이다. 오 박사는 “CEO들이 R&D의 중요성에 대한 철학을 갖고 끊임없이 지원해준 것도 큰 보템이 됐다”고 말했다. 오 박사는 수상의 공로를 과감하게 새 기술을 도입해준 현장 직원들에게도 돌렸다. 워낙 큰 공정이어서 실험적으로 도입했다 실패할 경우 엄청난 손실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ATA-11 촉매 기술은 시작단계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방향족(아로마틱)공정의 촉매분야에서 월드 베스트 기술을 보유하게 될 겁니다” 오 박사는 촉매 기술과 관련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후속 촉매 기술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전되고 있고 상용화를 눈앞에 둔 촉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오승훈 박사 약력] ▲84.2 서울대 화학공학과 ▲88.4 SK㈜ 울산연구소 선임연구원 ▲91.2 서울대 공학박사(화학공학) ▲97.5 SK㈜ 대덕기술원 수석연구원 ▲99.12 대한민국 10대 신기술상 수상 ▲2000.11 신기술 실용화 대상 국무총리 표창 <대전=오현환기자 hh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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