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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1년] 공무원 묵묵하게 변화하는 모습 보여줘야

「백마고지 전투에서도 낮잠자는 사람이 있다」는 말이 있다.국제통화기금(IMF) 체제 돌입후 1년. 국민들이 느끼는 고통의 강도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이대로』를 외치는 일부 부유층들이 있다. 이른바 이대로파(派). 그렇다면 공무원들은 어떠한가. 국민들의 대부분은 이렇게 얘기한다. 『공무원들은 아직「그대로」다』. 이러다보니 어쩌면 공무원과 개혁이라는 단어는 물과 기금처럼 근본적으로 조화를 이룰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반 국민들이 공무원에서 떠오르는 단어는 「철밥통」「무사안일」「복지부동」「부정부패」등이다. 하루종일 아무일도 하지않고 하루를 즐기다 퇴근시간에 맞춰 자리에서 일어나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을 정도. 좀 지나치다는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공무원 개개인을 떠나 공무원 집단이 수십년에 걸쳐 국민들에게 각인시킨 것은 이런 이미지다. 공무원조직, 즉 정부를 개혁하고 변화시키는 일이 국민들에게 새 정권이 들어서면 으레 떠드는 얘기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같은 국민들의 시각은 반대로 공무원이 웬만큼 변해서는 국민들이 그 변화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정부개혁을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추진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부개혁의 선봉에 선 기획예산위원회의 개혁의지가 초기에 비해 조금은 시들어진 것도 무리가 아니다. 지난 7개월 동안 추진된 개혁작업에 대해 공무원 내부에서는 개혁의 강도가 높다며 불만이 높다. 반면 국민들은 「아직도 그대로」라며 냉담하다. 이래저래 좋은 말을 들을 수 없는 것이 기획예산위의 태생적인 운명이다. 기획예산위원회는 그동안 많은 개혁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아직 할일이 많다. 특히 공무원들이 국가의 주인인 국민들의 소득이 줄면 자신들의 소득도 줄어들 수 밖에 없고, 공무원이 국민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하는 자리임을 일깨우는 것이 기획예산위에게 주어진 가장 큰 일이다. 공무원 조직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금방 바꿀 수는 없다. 강도높은 개혁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홍보할 것도 아니고, 홍보한다고 해서 받아들여지지도 않을 일이다. 기획예산위원회가 벌써부터 공무원 내부사회로부터 쏟아지는 강한 비난을 방어해달라고 국민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다. 정부개혁에 성공한 영국이나 네덜란드처럼 공무원이 국민의 사랑을 받는 자리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묵묵하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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