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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그룹 종합상사 `사면초가'

한국 수출전선의 첨병이었던 종합상사가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5대그룹이 계열사와 부채비율을 대폭 줄이기로 하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착수하자 각 그룹 종합상사들이 생존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또 일부 그룹의 경우 종합상사를 해체, 인력을 각 계열사로 분산시킨다는 소문까지 나도는 등 종합상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종합상사들은 그동안 해외 네트워크를 이용해 그룹 계열사들의 사업확장에 자금줄 노릇을 해온 「얼굴마담」이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과도한 차입금이 경영을 압박하고 있는데다 계열사에 싼 이자로 빌려주었던 자금회수마저 어려워지면서 사면초가 신세에 몰리고 있다. 심지어 「종합상사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7대 종합상사의 부채비율은 400~800% 에 이르고 있는데, 상당부분은 계열사에 꿔주기 위해 해외금융기관에서 차입한 빚. 더구나 그룹 계열사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직접 수출에 나서면서 수출대행을 통한 수수료 수입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부실 계열사 못 떠안겠다=각 그룹은 계열사 축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당수의 계열사를 종합상사에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벌써부터 LG패션이 LG상사로 통합되는 등 이같은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일부 종합상사들은 그룹의 비주력사 떠넘기기에 반발하면서 차단막 쌓기에 나섰다. S사 관계자는 『무리한 사업인수는 종합상사의 경영을 더욱 악화시킬 소지가 많다』면서 『그룹과 협의를 통해 부실기업을 넘기지 못하도록 최대한 주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종합상사의 관계자는 『계열사들의 부실을 메꾸느라고 만신창이가 된 것이 오늘날 한국의 종합상사』라며 『명확한 기준을 갖고 비주력사 인수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 그룹의 종합상사들은 정리 가능성이 높은 계열사의 경영자료를 이미 입수, 사업중복부문과 수익성이 낮은 사업에 대한 자체 정리방안을 작성하고 있다. ◇그룹 밖에서 살 길을 찾는다=종합상사들은 일단 각 그룹이 모두 주력업종으로 내세운 「서비스」에 무역업무가 포함되므로 퇴출의 운명을 맞지는 않을 것으로 자체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높은 계열사 의존도로는 자력생존이 어렵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우는 현재 40%에 이르고 있는 비계열사 수출비중을 점차 높여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도모할 방침이다. 현대종합상사 역시 그룹 계열사의 수출대행을 통한 수수료수입 의존도를 크게 낮추는 한편 유전과 금광 등 장기 프로젝트 개발을 통한 자립기반을 확보키로 했다. ◇안되는 사업은 내보낸다=삼성물산은 유통부문에 대한 외자유치를 추진한 후 독립시키는 방안을 추진중이며 이를 위해 유럽의 유통업체와 1억달러 규모의 외자유치협상을 진행중이다. 삼성물산은 이 경우 무역부문과 건설부문으로 사업구조를 단순화하고 각 사업부(일명 유니트)별 독립채산제를 강화해 흑자를 내지 못하는 유니트는 과감히 퇴출시키기로 했다. 【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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