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란했던 고대사에도 불구하고 이집트는 지금 외부 원조에 기대고 있습니다. 노동법에는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각종 제도나 조치가 담겨 있어 실질적으로 외국인을 차별하고 있기도 한데요.
예를 들어 이집트에서 사업을 하는 데 필수적인 근로허가부터 받기가 어렵습니다. 법인이나 지사를 설립할 때 대표인 외국인 1명에게는 쉽게 비자가 발급되지만 추가로 외국인 주재원을 두려면 외국인 1명당 9명의 현지인을 채용해야 합니다. 현지인 비율을 채우지 못해 관광 비자로 일하는 외국인 주재원, 결국 사업을 포기하고 떠나는 외국인도 있습니다.
이집트의 노동법은 매년 최저임금인상률을 7%로 못 박고 있습니다. 물가 인상률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로 두자릿수를 기록하고 있으니 노동자 입장에서 보면 7%로도 모자라겠지만 외국인 고용주의 입장에서는 근무 성과에 상관없이 최저 임금 인상률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랍습니다.
이밖에도 한정 기간의 계약이 종료된 후 쌍방이 계속해서 계약 내용을 유지할 경우 계약을 무기한 갱신한 것으로 본다는 법 규정도 있습니다. 해당 노동자를 평생 고용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경직된 노동 시장과 낮은 노동생산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집트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시장입니다. 이런 환경에서도 선제적으로 이집트 시장에 뛰어드는 외국인투자가들만 봐도 그렇습니다.
조만간 이집트에서는 새 대통령이 취임합니다. 새로운 리더십으로 번영과 발전의 길을 걸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만 앞으로 이집트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지면 우리 기업의 진출문은 더욱 좁아집니다. 지금이 이집트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조은범 카이로무역관 차장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