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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2막 새로운 도전] 김순진 '(주)놀부' 사장

"끊임없는 사업 아이템 개발이 생명입니다" 국내 최대외식기업인 주식회사 놀부 김순진(52)사장은 “보쌈의 주재료인돼지고기를 연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기름기가 빠진 담백한 상태로 만드는 등 대중적인 입맛에 맞는 메뉴를 꾸준히 개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며 이같이 강조했다.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였던 열다섯살 소녀 시절, 김 사장은 ‘나누는 만큼 행복해진다’는 나눔의 미학만 굳게 믿고 무일푼으로 혼자 상경했 다. 격정적이면서도 온화한 삶의 철학으로 놀부 신화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 그 결과 과학적인 시스템보다는 정(情)에 바탕을 둔 경영을 앞세워 한국 형 프랜차이즈를 선도하는 개척자가 됐다. 보쌈, 부대찌개, 솥뚜껑삼겹살, 시골상차림, 유황오리진흙구이, 순대국밥, 한판석쇠구이 등의 한식 아이템으로 전국 360여개 가맹점을 거느린 ‘놀 부’의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현장경영, 한솥밥경영의 완벽함을 추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김 사장의 고객제일주의와 신용시스템이 어우러져 국내 최대, 최고의 한식기업인 놀부가 탄생했다. 김 사장의 사업은 1987년 5월, 신림동 뒷골목의 5평짜리 점포 '놀부보쌈'에서 시작했다. 전셋집 보증금을 뺀 전 재산 300만원으로 시작한 보쌈가게 였다. 2년이 지난 89년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도 ‘보쌈’이라는 메뉴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민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놀부의 보쌈이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데는 이유 가 있다. 보쌈이라는 대중적인 메뉴의 맛을 리뉴얼하고 조리방법과 표준화 했다는 것이다. 당시의 상식으로는 한식은 단지 ‘손맛’으로 가능한 것이지 양식처럼 매뉴얼화 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어떤 강도의 불에 어떤 부위의 고기를 넣고 얼마 동안 뜸을 들이며 무엇 무엇을 넣어 조리하 는지 조리방법을 표준화시킨 과정은 남들이 보기에 부질없는 도전이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김 사장의 그 두려움 없는 시작이 이제는 놀부의 성공 핵심이 되고 있다. 또 한가지 놀부의 성공 포인트는 ‘고객만족경영’이다. 신림동에서 5평으 로 가게를 운영하던시절 그녀는 오직 친절과 신용으로 고객을 대했다.
당시 보쌈집에 들어오는 고객들은 대부분 힘겨운 노동자들이었다. 김 사장 은 그들에게 시원한 소주 한 잔씩을 정성껏 드렸던 기억을 말한다. 그들에 게 소주 한잔이란 생각 이상의 감동을 주었다. 정을 바탕으로 하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교육으로 매뉴얼화 된 서비스로 는 따라올 수 없다는 것이다. 김 사장의 이 같은 노력 결과, 89년 이후 고객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가맹사업도 힘을 얻기 시작했다. 이후 김 사장은 부대찌개, 시골상차림, 순대국밥 등 새로운 한식 아이템들 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하지만 한국외식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이 되기까지 어찌 어려움이 없었겠는가. 김 사장은 “한때 직원들 월급날짜와 돌아오는 월세날이 두려웠던 적이 있었다”고 털어 놓는다. 눈앞에 이익에 급급해 어떻게든 수익을 늘졺막졀?정량의 음식을 팔지 않거나 만족스럽지 못한 서비스로 고객을 대하는 가맹점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한 개 가맹점의 잘못된 이미지가 ‘놀부’ 전체로 파급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야 했다. 그때 김 사장이 내 새운 무기는 상대방에 대한‘신뢰’였다. “가맹점 하나하나가 개별적인 독립사업체이지만 결국은 한솥밥을 먹는 '놀부'의 식구 아닙니까. 먼저 가맹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습니다. 서로를 신뢰해야만 해답이 생기니까요. 또 욕??버리는 것이 전제였습니다. 내 밥그릇만 보면 남의 밥그릇은 보이지 않기 마 련이지요. 본사의 이익만 생각하면 가맹점의 이익은 눈에 안 보인다는 얘기죠.” 김 사장이 이같이 가맹점 입장에서 생각하고, 가맹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었던 것은 그 자신이 새벽까지 주방에서 무채를 썰고, 배추를 다듬었던 철저한 현장경험자였기 때문이다. 주방에서부터 서비스까지 식당에 관한 일이라면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다 알고 있다. 그런 만큼 김 사장은 가맹점 별 맞춤교육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 사장은 가맹점 개수에 연연해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지 17년이 지난 현재 가맹점 개수는 360여개. 한해 동안 몇 십개 , 몇 백개의 가맹점을 만들어내는 현재 프랜차이즈 업계의 판도와는 다른모습이다. 놀부의 경우, 매번 새로운 아이템을 선보이지만 위험부담이 있는 아이템을 가맹점주에게 떠넘기는 일은 절대 없다. 한 아이템이 자리를 잡기까지의 시행착오 과정은 본사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 진 직영점들은 현재 가맹점 수십개를 개설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익력을 가진다. “새로운 가맹점 개설보다는 현재 개설돼 있는 가맹점이 더 중요하다”는 게 그녀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5일 순천향대학교로부터 명예박 사학위를 수여받기도 했다. 40살 넘은 나이에 중학교 검정고시부터 시작해 이제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김 사장의 학구열은 쉽게 식지 않을 것 같다. ‘현장을 경험한 이론가가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김 사장은 “놀부 라는 기업을 토대로 우리 음식과 문화를 조합해 전통의 맛과 향기를 담은한국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최종의 목표”라고 말했다. / 양정록기자 jryang@sed.co.kr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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