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어마한 '대란' 공포에 벌벌 떠는 한국
전력 사정 이달말까진 괜찮은데…한파 예고 내달 초 또 고비
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원자력발전소의 잇따른 가동 중단과 초겨울 한파로 다급했던 전력 사정이 이달 말까지는 다소 여유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연말연초를 맞아 조업을 잠시 중단하는 대기업들이 늘어난 덕분이다. 하지만 내년 초에 다시 강한 한파가 찾아오면서 전력 사정이 다시 한 번 고비를 맞을 것으로 전력 당국은 전망하고 있다.
24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최근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휴무 계획을 조사한 결과 27일을 기점으로 종무식을 갖는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 당국의 한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만 잘 넘기면 연말까지는 전력 사정에 다소 여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내년 1월이다. 가뜩이나 연중 날씨가 가장 추운 시기인데 올해는 예년보다 더욱 강한 한파가 찾아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기상청은 내년 1월 우리나라가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아 춥고 눈이 오는 날이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력 당국은 1월의 전력 고비를 넘기기 위한 비상대책을 논의 중이지만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마땅치 않아 고심하고 있다. 우선 가동이 중단된 영광 원전 3ㆍ5ㆍ6호기 가운데 부품 교체가 마무리된 영광 5호기를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재가동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력 당국 관계자는 "5호기 하나라도 재가동되지 않을 경우 내년 초 전력 사정은 매일매일이 살얼음판"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다음달 7일부터는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절전규제를 시작한다. 계약전력 3,000kW이상 사용 기업들은 정부 시책에 따라 전력 사용량을 이달보다 3~10% 줄여야 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170만kW가량의 수요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이달에도 전력난이 올 때마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200만kW 이상의 수요관리를 실시했던 것을 감안하면 기업 절전 규제만으로는 전력 고비를 넘기는 데 근본적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전력 당국이 이달 안에 영광 5호기를 재가동할 수 있느냐 여부에 따라 1월 전력난의 심각성이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력 당국은 최악의 경우 산업용 전기요금을 크게 올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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