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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많이 사들였지만… 돈은 투신이 벌었네

■ 7월이후 투자 비교해보니<br>외국인 반도체·SW 중심 순매수 행진… 투신 상승폭 큰 조선·은행 등 집중 공략<br>"자금력 달려 투신 주도 오래 못갈 것"


많이 산 건 외국인이지만 돈을 번 건 투신이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38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상승폭이 큰 업종에 대해서는 투신권이 순매도 행진의 와중에서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주식을 많이 사들였지만 적은 금액으로 집중 투자한 투신권의 적중률이 더 높았던 셈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개인자금이 주식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이탈하는 상황에서 자금력이 달리는 투신이 주도 업종을 결정하는 그림은 길게 이어지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22일 코스피지수는 0.15% 오른 2,056.12포인트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 2,10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38일째 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펀드 환매에 시달리는 투신은 29일 연속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대규모 매수로 일관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지만 주도 업종을 결정한 것은 투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초 뱅가드 이슈에 따른 외국인 매도가 진정된 올 7월 이후 지난 21일까지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14조2,921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 기간 업종별 외국인 지분율은 반도체가 8.25%포인트 늘어났고 소프트웨어(5.82%포인트), 기계(2.58%포인트), 자동차(2.59%포인트), 통신서비스(2.33%포인트)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업종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조선(42.5%), 은행(26.4%), 화학(23.0%), 소프트웨어(17.3%), 에너지(14.9%), 기계(14.7%)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물론 외국인이 지분을 확대한 업종도 상승했지만 20~40%대로 오른 조선ㆍ은행ㆍ화학보다는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았다.



상승률 상위 업종에 대한 적중률은 돈 없는 투신권이 높았다. 같은 기간 5조4,255억원을 순매도한 투신은 환매자금 마련을 위한 주식 매도 속에서도 조선(0.53%포인트), 은행(0.24%포인트), 화학(0.15%포인트), 건설(0.03%포인트) 업종의 지분율을 확대했다. 반대로 외국인이 지분을 늘렸던 반도체(-1.91%포인트), 소프트웨어(-1.11%포인트), 통신서비스(-1.10%포인트) 등의 지분율은 낮추면서 이들 업종을 팔아 일부 업종에 집중 베팅하는 모습을 보였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글로벌 경쟁력에 초점을 맞추고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점유율과 브랜드 가치를 높여가는 기업ㆍ업종(주로 소비재)을 선호한 반면 국내 자산운용사는 바닥을 기는 업종(주로 소재 및 산업재)의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베팅했다"며 "시장 상승을 외국인이 주도했다면 주도 업종은 투신권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투신권의 집중 투자 및 수익 제고 전략은 그러나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투신의 선택을 받은 주요 업종 내 종목의 상당수가 낙관적인 전망을 반영하는 수준까지 올랐고 무엇보다 가장 결정적으로 돈이 없다.

단기적인 요인으로는 펀드 환매가 발목을 잡고 있지만 시장에서 우려하는 구조적인 문제는 가계 현금 흐름 악화다. 살림살이가 쪼들리면서 주식ㆍ펀드로 들어오는 돈은 얼마 없고 이탈자금만 늘어난다는 것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가계의 금융자산 포트폴리오 중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22%를 정점으로 올 2ㆍ4분기 말 16.7%까지 하락한 상태"라며 "장기적으로 직간접 주식 투자자금의 증시 회귀 여부는 결국 가계 부문의 구조적 우려, 내수 침체 등의 진정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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