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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으로 진맥하고 침·뜸에 레이저 활용

■ 속도 내는 한방 과학화<br>"신뢰·객관성 확보해야 세계화" 음성·피부·안면진단기 등 다양

한국한의학연구원의 한 연구원이 통합체질 건강진단·자극 시스템 프로토타입으로 자신의 건강상태를 진단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학은 질병을 진단할 때 서양의학에 비해 의사 개인의 경험과 판단이 크게 작용한다. 눈으로 살펴보고 증세를 물어보고 맥을 짚어보는 등 진단기법 자체가 의사의 주관적 능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의학이 세계화되려면 진단의 객관성과 정확성이 확보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측정의 신뢰성이 높은 한방진단기기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의료연구본부의 김종열 박사팀은 한방진단기기의 표준화와 과학화를 선도하고 있다. 연구팀은 2005년 세계 최초의 진맥 로봇이라 할 수 있는 '지능형 맥진기'를 개발했다.

지능형 맥진기는 환자의 팔 길이에 맞춰 바(bar)가 움직이며 손목에 압력을 가해 진맥을 해주는 기기다. 한의사들이 진맥을 할 때 보통 세 손가락으로 촌(寸), 관(關), 척(尺)의 세 자리를 집는 것을 가압 센서가 대신하는 것이다. 이를 이용하면 한의사가 진맥한 것과 같은 정확도와 진단의 객관성 확보가 가능하다.

김 박사는 "한방진단기기 개발을 공식 발표하기 전에 정확도를 충분히 검증한다"며 "세계 유수 저널에 게재될 한의학 임상연구 논문에 쓰일 수 있는 신뢰도 높은 진단기기 개발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 박사팀의 성과는 이외에도 많다. 디지털 설진기를 비롯해 음성진단기ㆍ피부진단기ㆍ안면진단기 등도 개발에 성공했다. 디지털 설진기는 혀의 색깔, 설태의 분포 등을 카메라로 촬영해 환자의 병증을 진단하는 장비다. 혀의 상태를 부위별로 분할한 뒤 해당 부위의 특징을 잡아내 진단을 한다. 외부의 빛을 차단하고 촬영하기 때문에 주변 환경에 관계 없이 균일한 진단 능력을 발휘한다. 또 피부진단기는 손등을 긁고, 잡았다가 놓고 롤러로 감아 올리는 작업 등을 통해 피부조직의 거칠기와 탄력ㆍ두께 등을 파악, 사상체질 및 환자의 건강상태를 진단하는 기기다. 안면진단기는 얼굴에 나타나는 생리적 상태와 체질 특성에 따라 건강을 진단하는 한의학 이론을 재현한 것으로 디지털영상기기로 촬영한 얼굴의 이목구비 생김새와 안색을 바탕으로 사상체질을 판독한다.

현재 개발된 한방진단기기들 가운데 일부는 경희대 경희의료원 및 대전대 천안한방병원 등 대학병원에서 건강검진 환자들에게 적용되고 있다.

특히 연구팀은 1월에 진단기기로 체질이나 건강상태를 진단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침·뜸 효과가 있는 자극을 통해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는 '통합 체질건강 진단·자극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안면·음성·피부·맥진단기기를 이용해 나이ㆍ체질량지수 등을 종합해 자신의 건강상태를 지수로 표시한 체질건강지수(SHI) 수치를 산출한 뒤 레이저·자기장을 이용한 전기적 침이나 고주파 뜸 자극 등을 시술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앞으로 실버타운이나 요양병원ㆍ건강검진센터 등을 비롯해 재택용 개인 건강관리 시스템으로도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팀은 추가적인 한방진단기기 개발에 더해 이미 개발된 기기와 진단 툴의 성능개선과 보급확대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김 박사는 "방대한 체질정보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객관성과 신뢰성이 확보된 글로벌스탠더드 진단기기를 개발할 계획"이라며 "그래서 이 기기들을 가지고 다시 한의사로 돌아가 임상에서 직접 활용하는 것이 개인적 소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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