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스마트라이프 시대 열린다] <4> 인간을 닮아가는 스마트테크

보고 듣고 만지기는 기본, 맛·향기까지… IT에 五感 불어넣다<br>음성명령으로 자동차 운전<br>음식 독극물·부패도 측정에 인공지능 접목 판단도 가능<br>센서 등 핵심부품 국산화… 인문학적 접근 자세 필요




# 목에 카메라와 프로젝터를 걸고 네 손가락에 골무 같은 '컬러 캡(color cap)'을 낀 한 남자가 자유의 여신상을 향해 사진을 찍는 듯한 손동작을 한다. 다시 왼손바닥을 펴자 방금 '찍었던' 사진이 프로젝터를 통해 손바닥 위에 비쳐진다. 컬러 캡을 낀 오른손의 두 손가락을 오므리자 손바닥 위의 사진이 축소된다. 남자는 전국 지도를 보다가 지도 위에 각 주별로 날씨를 띄워 확인하기도 한다. 이 주인공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대학원생인 프라나브 미스트리. 그는 '식스센스(sixth senseㆍ육감)'로 이름 붙인 이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인간은 컴퓨팅(computingㆍ다양한 IT작업)을 보다 인간과 가깝게 만듦으로써 더욱 인간답게 살 수 있다"는 게 그의 신조다.

◇IT, 오감을 배우다=미스트리의 말처럼 정보기술(IT)은 오감(五感)을 갖추고 인간을 닮아가면서 진화하고 있다. 언뜻 불가능해 보이는 식스센스 프로젝트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기술을 통해 IT기기가 '시각'을 갖게 된 대표적인 사례다. 증강현실은 현실의 물체를 인식해 온라인의 정보와 연동시켜주는 기술로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자들이라면 한번쯤은 써봤을 '오브제' '스캔서치' 같은 애플리케이션이 증강현실을 적용한 대표적인 서비스다.

미스트리가 목에 건 카메라는 자유의 여신상이나 포스터ㆍ손가락의 컬러 캡을 인식해 그 내용을 주머니에 넣어둔 스마트폰으로 전송한다. 스마트폰은 자유의 여신상의 설치 시기나 포스터에 담긴 영화의 예고편, 리뷰 등을 찾아 다시 프로젝터로 보내준다. 프로젝터가 출력하는 정보는 벽이나 종이ㆍ손바닥 등 어느 곳에든 비쳐진다. 스마트폰으로 거리를 비치면 근처 맛집 정보가 뜨는 증강현실 앱보다 더 발전했다.

이처럼 스마트폰이나 카메라 등의 IT기기는 이제 인간의 눈처럼 사물을 인식한다. 인터넷과의 연결을 통해 그 사물이 무엇인지, 어떤 관련 정보가 있는지도 알게 됐다. 특히 지능형 CCTV같이 '시각'을 갖춘 IT기기가 인공지능과 접목되면 스스로 판단까지 가능해진다. 이전까지의 CCTV는 사람이 줄곧 쳐다보면서 현장을 감시해야 했지만 지능형 CCTV는 어떤 물건이 있다가 없어졌을 때, 허가를 받지 않은 방문객이 출입할 때 관리자에게 알림 메시지를 보내준다. 실제로 관련 사업을 개시한 LG유플러스의 한 관계자는 "지능형 CCTV는 가정이나 공공시설의 방범뿐만 아니라 업소의 내방객 수 확인 등 활용 범위가 넓다"며 "다양한 부가 서비스와 연계돼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각ㆍ청각ㆍ촉각은 기본, 인공지능까지=IT는 청각ㆍ촉각의 영역도 시각만큼 정복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음성인식'이다. 애플은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4S에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Siri)'를 탑재해 음성인식 기술이 어디까지 진화했는지 보여줬다. 시리 역시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돼 "오늘 레인부츠를 신어야 할까?"라고만 물어도 오늘 비가 올 가능성이 몇%나 되는지 대답해준다. 포드자동차의 '싱크(Sync)'시스템은 가까운 미래에 자동차를 음성 명령만으로도 운전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구글이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도 스마트폰에 대고 말하면 이를 알아듣고 번역까지 해 주는 '즉시통역' 기술을 개발하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은 수많은 사람의 언어습관과 음성을 수집한 빅데이터(big data) 분석 기술의 발달과 함께 조금씩 정확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미각ㆍ후각의 영역도 IT가 정복해나가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의 곽기호 연구원은 "해외에서는 현재 음식의 독극물 유무나 부패 정도, 초밥의 신선도까지 체크하는 기기들이 등장했다"며 "미래에는 좀 더 정확하게 맛과 냄새를 인식하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은 스마트시티(smart city)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다.

이 같은 기술은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 헬스(smart health) 분야에서도 중심축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혈당측정기 등 의료기기를 제조하는 인포피아의 정길수 차장은 "특정 물질의 농도를 측정하는 '바이오 센서'로 혈당ㆍ간 수치 등을 체크해 스마트폰 앱으로 보내주고 이를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 등이 점차 상용화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앞으로 심장질환이나 암까지 간파하는 개인용ㆍ병원용 측정기까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오감 IT'의 장밋빛 미래에서 우리나라가 얼마만 한 역할을 차지할 수 있을지다. 예를 들어 '센서'의 경우 근접센서ㆍ터치센서ㆍ가속도센서ㆍ바이오센서 등 종류가 세분화되면서 오감 IT와 스마트기기의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 신상철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연구위원은 "스마트폰만 해도 5~15개의 센서가 들어가고 특히 로봇은 센서덩어리"라며 "센서 같은 부품을 다 수입해 쓰는 현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만 해도 연간 센서 부품 수입액이 5조원에 달하지만 국산화를 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려 사실상 포기 상태라는 것이다.

감성인식을 연구하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신현순 박사도 "너도나도 감성을 말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인간을 기준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인문학적인 접근을 강조했다. 감성인식은 맥박ㆍ호르몬ㆍ호흡ㆍ체온 등 자율신경계의 반응을 파악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주는 분야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