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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탕..탕..탕.. (2)

「관광입국」이라는 목표가 제대로 실행됐다면 지금쯤 「관광대국」이나 「관광천국」 등과 같은 새로운 구호가 나왔을 것이다. 관광 인구가 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직도 「관광입국」이 통용된다는 것은 우리 관광산업의 소프트웨어 수준이 여전하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 같다.금수강산 아름다운 강을 따라서, 길을 따라서 지방 특색과 무관하게 같은 표정으로 늘어서 있는 「탕·탕·탕」 간판들과, 가든·농원으로 대변되는 식문화의 참상은 물론이거니와 일부 유명 관광지에만 있는 특급 호텔을 제외하면 내세울 수 있는 변변한 숙박시설마저 제대로 없다.(우리나라에 과연 전통 여관이 남아 있는 곳이 있는가) 적극적인 구매 의사를 가진 관광객마저 별로 살만한 기념품이 지역마다 개발돼 있지 못하다. 어딜 가나 같은 타월·목각·산나물….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기념품과 중국 사람, 동남아 사람, 미국 사람, 유럽 사람이 좋아하는 기념품은 다 다른데 우리는 소프트웨어의 부족으로 많은 기회를 놓치고 있다. 관광의 가장 기본인 관광지 안내서나 지도도 대부분 준비돼 있지 않다. 있다고 해도 쉽게 구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구할 수 있는 것은 그야말로 간단한 수준의 팸플릿 정도이며 유료로 구입할 수 있는 길도 쉽지 않다. 우리가 내세우는 설악산·경주·제주도도 예외가 아니다. 독일을 여행하다 보면 아무리 작은 마을에 가도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여행자 안내소가 꼭 있다. 최소한 지도와 볼만한 곳에 대한 정보를 담은 게시판을 세련되게 세워서 쾌적한 관광을 만들어주려는 배려를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도로·숙박시설·화장실·교통수단 같은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관광입국을 실천하는데는 바로 관광의 기본인 여행자 안내소로 상징되는, 우리의 문화를 최대한 느끼게 해줄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관광이란 바로 그 나라의 총체적인 문화를 보는 것이 아니겠는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벤쳐산업만이 디지털 경제에서 촉망받는 산업이 아니다. 관광산업은 그에 못지 않게 큰 산업이다. 제대로만 하면 우리의 문화를 널리 해외에 알릴 수 있는 좋은 홍보의 장이기도 하다. 탕·탕·탕 간판만 늘어서 있는 금수강산(?)에서 「관광입국」은 구호로만 요란하다. 염진섭 야후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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