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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우리들병원 이상호 원장

『수술이 필요하다면 정상조직을 최대한 유지하는 「최소침습(浸濕·상처) 수술법」으로 해야 한다. 이제는 생명만 건지면 된다는 단순한 치료개념을 극복해야 할 때가 됐다. 그것은 환자들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척추·목디스크 치료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우리들병원 이상호원장(49). 이원장은 내년 미국에서 개최되는 미(美)신경외과학회에서 「경피적 내시경 목디스크수술」 주제발표 대상자로 결정된 것을 계기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경피적 내시경 목디스크 수술이란 4MM 정도의 가는 관을 넣어 문제의 부위를 없애는 치료법으로 이원장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이다. 미국신경외과학회는 국가별로 내로라하는 전문의들만이 참여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대회다. 80년부터 신경외과 전문의의 길로 들어선 이원장은 22년전 「현대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작가이기도 한데 「안개 저편에 길이 있을 것이다」는 시집을 발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원장이 세계신경와과학회에서 명성을 날리게 된 것은 93년 서울에서 개최된 「세계정형외과외상(外傷)학회」(SICOT·3년마다 열리며 정형외과학회의 올림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와 「국제최소침습척추수술학회」(MISS)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그는 내시경과 레이저를 같이 사용하는 수술기법을 세계 처음으로 발표했다.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디스크는 증상에 따라 내시경수술법과 레이저수술법을 별도로 사용했다. 수술성공률도 신통치 않아(레이저 70%, 내시경 75%) 큰 호응을 받지 못했고 적용범위도 전체 환자의 5~15% 밖에 안되는 등 뚜렷한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그가 개발한 「내시경 레이저병용 수술법」은 치료성공률 92%, 전체환자의 50%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반향을 불렀다. 미국·프랑스·영국·독일 등의 전문의들이 병원을 방문해 수술기법을 터득했고 파키스탄·이스라엘 의사들도 줄을 이었다. 내시경 레이저병용 수술법은 확대된 모니터를 보면서 통증유발 부위를 레이저로 치료하는 것이다. 국내 일부 전문의들은 갑자기 「돌출한」 치료법에 대해 노골적인 비판을 서슴치 않았지만 국제 의학계의 여론은 그것을 잠재우는데 충분했다. 『해부학 실습실에서 사용하는 인체는 생명이 없기 때문에 육체를 파괴하면서 연습할 수 있다. 하지만 수술대의 환자는 다르다. 흐르는 물처럼 시시각각으로 반응하고 변하는 생명체기 때문에 여간 신중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원장은 해부학적 접근법은 피상적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다시말해 눈에 보이는 환부(患部)만을 도려내는 「데카르트적 치료법」은 고장난 자동차나 시계는 고칠 수 있어도 생명치료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십수년전 맨눈으로 수술을 할 때는 크게 절개하는 의사가 대가였다. 길고 넓게 째면 조금 벌린 것보다 잘 보이기 때문이다. 수술부위를 잘 보기 위해 근육이나 뼈를 필요이상 많이 벌렸다. 그러다 보니 수술할 곳보다 오히려 정상조직을 많이 다치는 부작용이 속출했다. 수도 파이프에서 물이 조금 새는 것을 막기 위해 목욕탕 바닥과 벽을 모두 뜯어내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런 점에서 최소상처 척추수술법은 국제학회에서 획기적인 치료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주사나 약물사용을 억제하되 수술이 필요할 경우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증상을 개선하는 것은 모든 의사나 환자들이 원하는 공통분모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병원은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공동체적인 개념이다. 선진 의료기술을 복제하는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개발에 눈을 돌려야 한다. 크고 넓은 시설보다는 연구부문에 투자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원장은 규모위주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컴퓨터를 이용한 디스크 치료법을 새로 개발했다. 미비점을 보완해 내년에 공식발표할 예정이다.(02)527_0910【박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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