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구조조정 쓰나미·대형주 부진으로 힘들었던 한 해 딛고 "새해엔 직원들 기 살리기 힘써야죠"

■ 아듀 2014… 증권사 야전지휘관 4인 새출발 다짐

봉사·레크리에이션 등 힐링 프로그램 적극 지원

배상덕(왼쪽부터) 현대증권 대치 WMC센터 수석 팀장, 조대현 한국투자증권 서초동지점장, 이태환 KB투자증권 잠실중앙지점장, 장영준 대신증권 압구정지점 부지점장이 30일 대치동 현대증권 WMC센터에서 을미년 강세장을 기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권욱기자

2014년 증권가에는 차디찬 칼바람이 매섭게 몰아쳤다.

증시가 좀처럼 힘을 못 쓰면서 거래대금 부진이 이어져 약 4,000여명의 '증권맨'들이 여의도를 떠났다.

고객과 직접 맞닿은 영업점에서 현장을 지킨 이들의 고충은 말할 것도 없다. 주가가 폭락하고 옆자리의 동료가 자리를 떠나도 새해에는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꿋꿋이 자리를 지켜냈다. 영업 일선의 '야전지휘관'으로 혹한기를 버텨낸 각 증권사의 영업점 관리자들은 올 한 해를 어떻게 보냈고 내년에는 어떤 희망을 갖고 있을까.

30일 대치동 현대증권 WMC센터에서 조대현 한국투자증권 서초동지점 지점장, 이태환 KB투자증권 잠실중앙지점 지점장, 배상덕 현대증권 대치WMC센터 수석 팀장, 장영준 대신증권 압구정지점 부지점장을 만났다.

올 한 해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무엇이었을까. 4명의 영업점 관리자들은 일제히 구조조정을 꼽았다. 배 팀장은 "경기 침체 탓에 회사 인력 400여명이 어쩔 수 없이 그만뒀다"며 "함께 울고 웃으며 뒹굴었던 사람들이 곁을 떠나자 마음의 짐이 커졌다"고 전했다. 장 부지점장 역시 "수백명이 명예퇴직으로 일터를 떠나자 남아 있는 직원들마저 미안한 마음에 일 년 내내 침울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인력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살아남은 직원들의 부담은 자연스럽게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 지점장은 "사기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직원들을 이끌고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 했던 게 가장 힘들었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임직원 수는 3만7,026명이다. 지난해 같은 시점에 비해 10% 이상 줄었다.

영업점을 방문하는 투자자들의 투자 성향이 보수적으로 변한 점도 영업점의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장 부지점장은 "최근 영업점을 방문하는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 바로 원금 보장에 관한 부분"이라며 "어떤 자산에 투자해도 기대 이상의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원금이라도 지켜야겠다는 식으로 투자성향이 변한 것 같다"고 되짚었다. 배 팀장도 공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수익률보다 오히려 세금을 덜 내는 방향의 투자를 선호하는 것 같았다"고 영업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믿을맨'으로 평가받던 대형주가 올해 유난히 부진했던 점도 야전지휘관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이 지점장은 "영업점의 이른바 '용대리(용감한 20~30대 대리급 사원)'들이 모바일·소비 관련 성장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재미를 봤다"면서도 "하지만 일선 영업점에서는 변동성이 큰 성장주를 추천하기는 정말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조 지점장은 "40대 이상의 부·차장급 직원들이 안정성을 고려하는 투자자들의 성향을 고려해 대형주를 내밀었다가 낭패를 본 경우도 적잖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나간 한 해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새해에 대한 희망을 묻자 야전지휘관 4인의 얼굴 비로소 화색이 돌았다. "내년에는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일제히 내놓으며 각자 속한 지점에서 구상한 새해 계획을 앞다퉈 털어놓았다.

조 지점장은 "증권맨들은 아무리 업황이 어려워도 미래를 항상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DNA를 갖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영업기반을 확대해 실적을 끌어올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지점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소규모 벤처 회사의 직원들이 주식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찾아가 영업을 하면 수익구조가 다변화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배 팀장은 영업점 직원들의 '기 살리기'를 새해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배 팀장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직원들 사이에 패배의식이 알게 모르게 퍼져있다"며 "교육·봉사·레크리에이션 등 '힐링 프로그램'을 통해 상처 받은 마음을 보듬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의 사기가 살아나면 투자자와의 소통도 활발해져 더 나은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지점장은 KB금융지주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은행·증권 복합 점포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대로 적극적인 영업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복합 점포가 출범하면 증권사 입장에서는 은행의 안정적인 이미지를 함께 갖고 갈 수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안정성을 중심에 둔 상품을 주로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부지점장 역시 내년에는 안정성이 높은 상품으로 승부를 걸어볼 생각이다. 장 부지점장은 "대부분의 투자자가 2% 수준의 예금금리보다 높으면 '수익률이 괜찮다'고 생각하는 시점인 만큼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중점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