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오늘의 경제소사/8월30일] 크리스토퍼 폴햄


‘아크라이트냐 보캉송이냐. 둘 다 아니다. 폴햄이다.’ 산업혁명의 시초 논쟁이다. 정설은 1769년 수력방직기를 발명한 영국의 아크라이트. 여기에 프랑스가 발끈, 보캉송의 비단직기 발명이 20년 앞섰다고 주장한다. 진짜 첫 주자는 스웨덴의 크리스토퍼 폴햄(Christopher Polhem). 30년전쟁을 피해 이민 온 독일인 가정에서 1661년 태어나 8세에 부친을, 12세에 삼촌까지 잃은 후 농장 머슴으로 시작,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정규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지만 농장에서 10년간 일하며 독학으로 수학과 기계역학ㆍ라틴어를 익힌 폴햄은 능력을 아깝게 여긴 주변의 추천으로 1687년 웁살라대학에 진학했다. 기계를 잘 만지는 26살 늦깎이 대학생은 3년 후 광산의 배수 시스템 개량 책임자로 뽑혔다. 1697년에는 멀리 떨어진 강에서 거대한 수차를 돌려 철광석을 채취하는 기계도 만들었다. 덕분에 1716년에는 귀족 작위까지 받았다. 최대 업적은 1699년에 세운 수력 공구공장. 분업 시스템을 도입하고 판금을 생산하는 롤러(roller)까지 선보였다. 주요 공정을 기계화한 이 공장은 얼마 안 지나 사라졌다. 종업원들이 대량 해고에 항의, 불질렀기 때문이다. 1751년 8월30일, 90세를 일기로 사망할 때까지 폴햄은 광산과 공장 기계화를 위해 애썼지만 산업화에 반대하는 물결을 되돌리지 못했다. 영국보다 크게 앞설 수 있었던 스웨덴의 산업화 기회도 날아갔다. 비슷한 사례는 많다. 고려의 직지심체요절이 구텐베르크의 성서보다 70여년 앞섰다고 하지만 인쇄술의 원조는 독일로 각인돼 있다. 한국의 금속활자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역사는 승자의 편이다. 누적된 승리와 실적이 역사로 남는다. 경제사는 더욱 그렇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