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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투기거래 끝나나
입력2000-04-30 00:00:00
수정
2000.04.30 00:00:00
세계 1위 헤지펀드인 소로스펀드가 고수익·고위험 투기에서 벗어나 안정 투자위주로 변신을 선언했다.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69)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회사내 최대펀드인 「퀀텀펀드」를 저수익·저위험 방식의 「퀀텀 인도우먼트 펀드」로 개편, 주식투자 비중을 줄이고 목표수익률도 15%대로 하향조정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또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퀀텀펀드처럼 대형 헤지펀드의 투기적 거래시대는 끝났다』며 『투자자산이 늘어나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는 등 기존 운영방식을 더이상 유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소로스펀드의 대표적 펀드매니저 2명도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각각 퀀텀펀드와 쿼터펀드 운영을 맡아온 스탠 드레켄밀러(47)와 닉 로디티(54)는 올들어 펀드 운영손실이 20~30%를 기록한데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헤지펀드 업계의 대명사 소로스펀드의 구조조정계획 발표는 국제금융계에 「대형 헤지펀드 시대의 종언」을 알리는 조종(弔鍾)이었다.
전문가들은 세계 2위 헤지펀드인 타이거펀드가 손실확대로 폐쇄된지 불과 한달여만에 최대 규모인 소로스펀드마저 사실상 헤지펀드 간판을 내리자 국제금융시장에서 헤지펀드의 효용가치는 사실상 끝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소수의 전문투자가들이 막대한 차입금으로 금리, 환율, 주식, 채권 등에 집중투자, 단기간내 두자리수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헤지펀드식 투자가 더이상 불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소로스펀드는 지난 4월 투자비중을 늘린 기술주들이 폭락한데 이어 보유하고 있던 유로화가치마저 급락하면서 4월 한달동안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난해 35%의 기록적인 수익률을 올린 퀀텀펀드는 올들어 22%의 손실로 자산을 21억달러나 까먹었으며 쿼터펀드 역시 32%의 손해를 입었다.
줄리언 로버트슨의 타이거펀드가 기술주투자를 외면하다 구경제주 폭락으로 문을 닫은 것과 달리 소로스펀드는 기술주를 지나치게 많이 사들여 화를 입은 것.
소액의 자금을 집중 투자해 단기간에 막대한 수익을 올려온 이들은 커진 덩치에 걸맞는 새로운 투자패턴을 갖추진 못하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 쓸쓸히 퇴장하는 운명을 맞게됐다.
전세계 2,000개 이상의 헤지펀드 운용실적을 조사하는 태스 매니지먼트 사장 나콜라 미든은 이날 『투자자들은 더이상 채권, 주식, 환율 등 거시경제 모든 부문에 관여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특정분야의 전문가들이 각광받는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입력시간 2000/04/30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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