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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연금운용위 사무국 기금운용본부에 맡기라

500조원 시대를 앞둔 국민연금기금 운용체계를 개편하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할 모양이다. 보건복지부가 5년마다 가동하는 국민연금기금운용발전위원회가 지난해 장관에게 독립성·책임성·전문성 제고 방안을 주문했고 정치권도 이미 관련 법안을 제출했다. 국책연구기관인 보건사회연구원은 31일 '바람직한 국민연금기금 지배구조' 국제컨퍼런스에서 국민연금 최고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 상설화와 가입자 대표성·전문성 제고 방안을 발표한다.

국민연금기금 운용체계 개편이 필요한 것은 저성장·저금리 시대를 맞아 투자 수익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2060년으로 예상됐던 기금고갈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연평균 운용 수익률을 당초 예상치(6.3%)보다 1%포인트 높이면 기금고갈 시기를 8년 늦출 수 있지만 1%포인트 떨어지면 고갈 시기가 5년 앞당겨진다고 한다. 2032년께면 국민연금기금도 보험료 수입보다 연금 지급액이 많아져 향후 10여년간 수익률을 바짝 올려놓지 않으면 보험료를 대폭 인상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린다.

불상사를 막으려면 1년에 5~6차례, 한번에 2시간 남짓 회의를 하는 게 고작인 현행 기금운용위부터 일신해야 한다. 현재 운용위 위원장과 간사는 복지부 장관과 연금정책국장이 맡고 관련 부처 차관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경제·노동·시민단체 등 가입자대표단체 관계자들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가 국민연금제도는 물론 기금운용까지 총괄하는 것은 경제부총리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장을 겸임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바람직하지 않다. 기금운용의 효율성과 기금운용위의 독립성·전문성을 높이려면 운용위 간사는 기금운용본부장이, 위원은 가입자단체가 추천한 전문가 등이 맡는 게 순리다. 보사연이 제안했듯이 가입자단체 측 위원을 회원 대상 선거에서 선출된 인물로 바꾸고 임기를 4년으로 2배 늘리는 것도 대표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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