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테이킹 라이브즈'

배우 안젤리나 졸리와 에단 호크를 앞세운 영화 ‘테이킹 라이브즈(Taking Lives)’는 유년기의 상처로 연쇄살인범이 된 한 범죄자의 행각을 추적해 간 미스터리 영화. 피살자의 신분증과 신용카드 속에 ‘기생’하며 점차 상대를 옮겨가는 연쇄 살인범과 그를 쫓는 FBI 여수사관이 영화의 주인 공.

영화는 캐나다 몬트리올의 한 건설현장에서 시체가 발견되면서 시작된다.제사 의식을 방불케 하는 시체처리 방식을 본 당국은 미연방수사국 특수 수사관 일리아나(안젤리나 졸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몇 가지 단서로 범 인의 성향을 파악해 낸 일리아나는 사건자체를 즐기기라도 하려는 듯 호텔 침실 곳곳에 피해자들의 사진을 붙여놓고 사건 속에 파묻힌다. 며칠 뒤 살 인 미수 현장을 목격했다는 증인 제임스(에단 호크)가 나타나고 10여년 전 죽은 줄 알았던 아들과 마주쳤다는 의문의 여인이 등장하며 극은 본궤도에 오른다.

그러나 살인범과 수사관의 두뇌 게임을 맛볼 장르적 묘미는 사실 여기까지 다. 남의 집에 기생해 사는 소라게처럼 자기가 죽인 희생자들의 삶에 옮겨 살아온 살인범을 주목할 재미도 이 선 정도. 이후 영화는 여수사관이 목격 자에게 끌려 혼란스러워 한다는 설정에 집착한 나머지 시선을 분할할 여유 도 관객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할 객관성도 잃어간다. 안젤리나 졸리의 육감적 매력을 특히 강조한 부분에 다다르면 원작에도 없는 여수사관을 등장 시킨 이유까지 짐작된다. 말미의 반전 부분 역시 객석의 공감대를 얻기엔다소 억지스러운 면이 적지 않다.

‘비포 선라이즈’ ‘트레이닝 데이’ 등에 출연한 에단 호크와 다시 만난 반가움 정도가 극의 마지막까지 남는 잔상이다. 15일 개봉.